“49년 만에 돌아온 나관중 소령이다.”
영화 ‘빨간 마후라’(감독 신상옥)의 주인공 신영균씨가 공군 주력기 F-5에 탑승해 엄지손가락을 들어올리며 외친 한 마디다.
영화 ‘빨간 마후라’의 주연 배우들이 영화 개봉 49년 만에 영화 속 배경인 수원공군기지를 1일 다시 찾았다. 영화에서 나관중 소령 역을 연기한 신씨 옆에 공군 조종사의 부인 역을 연기한 최은희씨가 함께했다. 6·25전쟁 당시 우리 공군의 F-51 무스탕이 첫 출격한 1950년 7월 3일을 기념하는 ‘조종사의 날’을 축하하기 위해 공군이 한국영화의 산증인인 두 원로배우를 수원공군기지로 초청한 것이다.
이날 수원공군기지를 방문한 두 원로배우는 조종사 비상대기실과 무장전시관을 둘러본 뒤 영화에 등장했던 F-86(세이버) 항공기 앞에서 기념촬영을 했다.
신씨는 “공군이 발전한 모습을 봐서 가슴 뿌듯하다”며 “앞으로도 대한민국의 하늘을 굳건히 지켜 달라”고 공군 장병들에게 당부했다.
최은희씨도 “영화 제작 당시 공군이 지원을 잘 해줘서 좋은 작품을 만들 수 있었다”며 “49년 만에 방문해서 보니 그동안 대한민국이 발전한 것처럼 공군도 그에 못지않게 발전했다. 마음 든든하다”고 말했다.
‘빨간 마후라’는 1964년 서울 명보극장에서 개봉돼 25만명의 관객을 동원한 작품이다. 이 영화가 큰 인기를 끌면서 국민의 머릿속에는 ‘빨간 마후라=공군 조종사’라는 이미지가 새겨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