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석]모두를 위한 기술, 그리고 비즈니스- 김상훈 LG전자 Solar제품개발팀 선임연구원

입력 2013-07-02 11:22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2월 중순 어느 날 SBS ‘희망TV’ 작가로부터 방송 출연 제안을 받았다. 아프리카 말라위에서 진행하는 ‘인디(인간을 위한 디자인)’ 프로젝트에 함께하자는 것이었다.

2년 전부터 뜻이 맞는 몇몇 분들과 우리가 가진 기술과 디자인 재능을 나눌 방법에 대해 연구하는 ‘친환경 적정기술 연구회’라는 비공식 모임을 운영 중이다. 국내 NGO 단체들이나, 사내 CSR팀과도 협력관계로 발전하면서 우리가 제작한 ‘솔라 멀티 차저 비지니스 모델’을 말라위와 에티오피아에서 시험할 기회가 있었다.

이런 일련의 활동이 소문이 나기 시작했던지 방송국 PD의 귀에 들어가게 됐고, 이를 계기로 방송 출연 섭외 요청을 받게 됐다. 말라위 ‘인디’ 프로젝트는 그렇게 시작됐다. LG전자 디자인경영센터 하윤 책임연구원과 함께 아프리카 오지에서 몸으로 부딪혀보자며 해당 프로젝트에 동참했다.

말라위는 아프리카 남동부에 위치한 내륙국가로, 정부 예산의 40%가량이 해외 원조로 운영되는 세계 최빈국 중 한 곳이다. 3월 11일부터 22일까지, 7박8일간의 말라위 현지 일정 중 초반 3일은 온전히 현지인의 삶을 경험하기로 했다.

그들의 일상생활 속에 직접 들어가 보니 문제는 자연스럽게 보이기 시작했다. 물은 식수 확보의 문제, 불은 조리를 위한 불 때기에서 발생하는 연기와 땔감 문제, 전기가 들어 오지 않는 데 따른 조명 문제, 그리고 맨발로 인해 생기는 발의 상처도 문제였다.

이 4가지 문제 해결을 위한 몇 가지 원칙을 세웠다. 첫 번째는 현지의 재료를 이용할 것, 둘째는 현지인이 참여할 것, 셋째는 쉽고 간단할 것, 마지막으로 값싸게 활용할 수 있을 것. 이는 현지인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기 위해 지켜야 할 원칙이었다.

그런데 이용할 수 있는 현지 자원이 너무나 제한적이었다. 그래서 조상들의 지혜가 집약된 전통 기술을 활용하는 것으로 큰 방향을 잡고 방법을 궁리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모래 정수기와 햇빛을 이용한 살균법(SODIS), 아궁이와 지게, Liter Of Light(1ℓ 패트병으로 빛을 만드는 방법), 폐 타이어와 커피자루를 이용한 신발 도안 보급 등을 찾아냈다. 현지인들의 반응은 기대 이상이었다.

귀국 후에는 현지에서 즉석 개발한 기술들을 개선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아궁이 표준 제작 매뉴얼과 오픈 디자인인 신발 도안(KLEM)을 완성할 수 있었고, 한 달 후에는 더 발전된 결과물을 가지고 현지를 다시 찾아 전달할 수 있었다. 이제 이 기술들은 말라위 이웃들의 것이 됐다. 부디 그들의 손에서 더 좋은 아이디어가 나와 현지에 맞게 개량되어 널리 퍼져나가게 되기를 소망해 본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망곰이 유니폼, 제발 팔아주세요"…야구장 달려가는 젠지, 지갑도 '활짝' [솔드아웃]
  • "돈 없어도 커피는 못 참지" [데이터클립]
  • K-푸드, 수출 주역으로 '우뚝'…10대 전략산업 넘본다 [K-푸드+ 10대 수출 전략산업②]
  • "서울 집값·전세 계속 오른다"…지방은 기대 난망 [하반기 부동산시장 전망①]
  • 테더 공급량 감소에 '유동성 축소' 위기…FTX, 채권 상환 초읽기 外 [글로벌 코인마켓]
  • 허웅, 유혜원과 열애설 일축…"연인 아닌 친구 관계"
  • 단독 “1나노 공정 준비 착착”…삼성전자, ‘시놉시스’와 1나노 IP 협업 진행 중
  • 셔틀버스 ‘만원’, 접수창구 순조로워…‘무기한 휴진’ 세브란스병원 [가보니]
  • 오늘의 상승종목

  • 06.27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86,216,000
    • +0%
    • 이더리움
    • 4,790,000
    • +0.95%
    • 비트코인 캐시
    • 529,000
    • +0.19%
    • 리플
    • 659
    • -0.75%
    • 솔라나
    • 195,000
    • +1.72%
    • 에이다
    • 535
    • -2.01%
    • 이오스
    • 818
    • +0.86%
    • 트론
    • 174
    • -1.14%
    • 스텔라루멘
    • 127
    • -1.55%
    • 비트코인에스브이
    • 62,200
    • -1.66%
    • 체인링크
    • 19,510
    • -1.46%
    • 샌드박스
    • 472
    • +0.21%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