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출구전략 시동] 채권시장 빨간불…시장금리 급등·투자금 이탈 가속

입력 2013-07-03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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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준비제도의 출구전략으로 시장금리가 급등하고 투자자금 이탈이 가속화되면서 미국 국채와 회사채정크본드(고수익 위험채권) 등 채권시장에 비상등이 켜졌다.

벤 버냉키 의장이 지난달 19일 매달 850억 달러 규모의 채권과 주택담보증권 매입을 경기 상황에 따라 축소하고 내년 중단할 수 있다고 밝힌 영향이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41조 달러(약 4경6400조원) 규모의 글로벌 채권시장에서는 지난달 5740억 달러(약 650조원)가 사라졌다.

신흥시장의 국채와 회사채 추이를 종합한 블룸버그달러 EMCBI는 지난달 4.39% 떨어지면서 2분기 연속 하락세를 나타냈다. 미국 국채 10년 물 금리는 최근 2개월간에 걸쳐 1%포인트 높아졌다. 미국 국채 금리 변동성이 커지자 회사채시장에서도 투자자금이 유출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최근 분석했다.

글로벌 금융정보업체 리퍼에 따르면 지난 5월 미국 정크본드 펀드에서 113억7500만 달러의 자금이 빠져나간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리퍼가 분석을 시작한 1992년 이래 최고 수준이다.

투자적격 회사채 펀드에서도 21억5000만 달러의 자금이 증발했다. 지난 2011년 8월 이후 처음이다.

채권시장에서의 이 같은 유동성 경색 현상은 자금을 쥔 주요 투자자 대부분이 보수적 성향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FT는 분석했다. 금리 변동성이 높아지자 투자자들이 시장을 관망하며 투자 시점을 기다리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달 미국 정크본드의 투자 수익률은 4년 7개월 만에 최저치인 -3.71%를 기록했다. 금리 상승과 자금 이탈이 수익률 감소로 이어지면서 호황이던 정크본드의 발행 규모 역시 위축됐다. 지난달 21일 기준 일주일간 달러화 표시 투기등급 채권의 발행 규모는 24억 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올 들어 주간 평균 발행액인 82억 달러와 비교하면 3분의 1 이하로 줄어든 것이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정크본드 가격이 더욱 내려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새로운 투자자들을 끌어들일 만한 이점이 없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분석했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제퍼리 로젠버그 투자전략팀장은 “때이른 출구전략으로 인한 리스크는 아직 다 나타나지 않았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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