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병희 신임 서울대병원장이 진료 중심에서 융복합 연구중심으로 새 의료 패러다임을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오 병원장은 3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진단 치료 중심의 현 의료모델에 첨단기술 기반인 ‘질병관리 및 예방 프로그램’을 융합한 새 의료 패러다임을 도입함으로써 지속 발전 가능한 국가의료시스템을 구축하는데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지난 5월31일부터 서울대병원을 이끌 새 수장의 자리에 오른 오 병원장은 오 병원장은 대구에서 태어나 1977년 서울대 의대를 졸업하고 1987년부터 서울대 의대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서울대병원 기획조정실장·강남센터 초대 원장·진료부원장 등 요직을 지냈다. 1994년 3월 국내 최초로 원거리 심장이식에 성공한 순환기내과 전문의다.
그는 취임에 앞서 ‘창조·공감·혁신’이라는 세가지 키워드를 제시했다. 최근 노인 인구가 급속히 증가하고 있고 만성질환 역시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는데 질병의 진단 및 치료로는 의료비 급상승을 제어할 수 없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질병의 예방과 관리를 통해 만성질환 관리 의료서비스를 활성화하면 궁극적으로 국민 의료비를 줄여 의료 시스템이 지속가능하도록 하는 것이 바로 ‘창조의료’라고 그는 설명했다.
이를 위해 서울대와 함께 관악캠퍼스에 융복합연구병원 설립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제 막 논의를 시작한 단계지만 1500~2000억원의 예산을 들여 400병상 규모로 짓겠다는 방향을 설정했다.
“질병은 무수히 많은 인자가 서로 얽히고설켜 합병증이 되므로 IT(정보통신), 유전학, 분자생물학 등 다양한 분야를 총망라해 융복합이 이뤄져야 질병 예방 관련 기술을 개발할 수 있습니다.”
오 병원장은 체계적인 발전을 위해서는 모여서 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고 환자 임상을 위해 병원의 형태로 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서울대병원이 ‘관료적’이라는 평가를 받는 것에 대해 그는 ‘공감’이란 키워드로 대안을 마련했다.
그는 “공감의 첫 단계는 정보를 공유하는 것”이라면서 “정보의 차이가 있으면 절대로 공감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눈높이를 환자에게 맞춰야 서로 의사소통 할 수 있지 않나 생각한다”고 밝혔다.
서울대병원은 올해 5월 통합경영정보시스템을 전사적으로 구축했다. 여기에는 자원관리, 의료의 질 관리, 고객 관리 등에 대한 모든 프로그램을 담고 있다. 이것을 모든 직원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공감’을 위한 자신의 역할이라고 그는 힘주어 말했다.
오 병원장은 “서울대학교병원은 의료환경 변화와 경영여건 악화 등으로 지속경영의 미래를 낙관할 수 없다”면서 “하지만 혁신의 정신으로 힘을 모아 서울대학교병원의 창조적 미래를 향한 변화를 이끌어 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최근 진주의료원 폐업 사태 등 공공의료의 위기론이 부상하고 있는 것에 대해 그는 “서울대병원을 포함해 국공립병원의 공공적인 역할 중 가장 큰 역할은 지방의료원에 대한 지원이라고 생각한다”면서 “교육이나 훈련 등 질 관리를 위한 재교육에 서울대병원도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