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시티 개발 사업이 신세계 손에 달리게 됐다. 파이시티 인수전에 신세계와 협력관계에 있는 부동산개발회사 STS개발이 단독으로 입찰했기 때문이다. 현대백화점은 입찰을 포기했지만 롯데자산개발은 컨소시엄에 참여의향서를 제출해 신세계-롯데의 공동개발 가능성도 점치게 하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3일 STS개발은 파이시티 인수의향서를 냈다. 신세계그룹은 STS개발이 파이시티를 인수하면 임차해 들어가는 형식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세계가 파이시티의 판매시설을 운영하게 되면 반포동 센트럴시티에 있는 강남점을 잇는 또 하나의 강남권 대형 점포가 탄생하게 된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강남 상권과 연결시켜서 국내 최고의 점포를 만들 것”이라며 “파이시티는 반포에 있는 강남점과 함께 강남 상권 신흥 강자로 키울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당초 신세계와 경쟁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던 롯데자산개발은 본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다. 대신 사업 인수자가 최종 결정되면 인수자와 협상해 임대차 계약을 맺는 형태로 이곳에 점포를 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파이시티가 신세계 주도인 만큼 백화점이 아닌 롯데마트만 컨소시엄에 참여할 가능성이 높은 상태다.
롯데자산개발 관계자는 “컨소시엄에 참여의향서를 제출했다”고 설명했다.
또 입찰 여부를 검토해 온 현대백화점은 성남시 판교에서도 백화점 사업을 추진 중이라 상권이 중복될 수 있다고 보고 입찰을 포기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인접 상권에 판교점이 오픈하게 됐고 양재 인근 유통상권 변화 등을 고려해 진출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파이시티는 양재동 옛 화물터널 용지 8만5800㎡를 부지로 삼아 35층 규모의 초대형 복합시설을 건설하는 사업이다. 사업비만 3조4000억원에 이르는 초대형 프로젝트지만 사업 추진 중에 과도한 차입금을 이기지 못하고 도산했다. 이정배 전 대표가 수백억원에 달하는 규모의 배임혐의로 기소되는 등 악재가 잇따르기도 했다. 2011년부터 법원 명령을 받아 회생절차를 밟고 있고, 새 주인을 기다리는 상황이다.
파이시티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는 법정관리인을 통해 오는 8일쯤 발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