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하나마나’ 가계부채 청문회- 김희진 정치경제부 기자

입력 2013-07-04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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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기획재정위원회는 3일 한국경제 뇌관으로 비유되는 가계부채 문제를 진단하고 해법을 모색하는 청문회를 열었다. 1000조원에 육박한다는 가계부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현오석 경제부총리, 신제윤 금융위원장, 최수연 금융감독원장 등 경제 수장들이 한자리에 모였지만 결과는 초라했다. 정부와 국회의 현실 인식차만 확인한 채 상황에 대한 치명적 질타도, 시원한 답변도 없었다.

청문회에선 가계부채 문제가 정책 실패 결과라는 지적이 잇따랐다. 민주당 이용섭 의원은 “(가계부채 문제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왔을 때 다른 나라는 부채를 줄였는데 빚 내서 집 사라고 한 결과”라고 했다. 새누리당 나성린 의원은 “가계부채의 근본 원인은 경기침체로, 소득이 늘지 않으면 다른 대책은 모두 미봉책”이라고 했다.

물론 박근혜 정부가 가계부채 문제 연착륙을 위해 국민행복기금, 목돈 안 드는 전세제도 등의 정책을 쏟아 낸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책임을 묻기에는 시기적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6월 임시국회 쟁점 현안을 논의하며 여야 원내대표 간 전격 합의된 이번 청문회가 보여주기식 청문회라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이유다. 정부의 안일한 인식도 그대로 묻어났다.

올 1분기 가계부채 총액은 962조원이다. 미국발 금융위기가 전 세계를 덮치기 직전인 2007년 665조원에 비해 5년 새 1.5배 가까이 증가했다. 의료비, 교육비 등 저소득층의 생계형 대출이 늘어나고 비은행권의 대출 비중이 높아지는 등 가계부채가 질적으로 나빠졌다는 지적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그런데 한국경제 컨트롤타워인 현 부총리는 “가계부채 문제를 심각하게 보고 있지만 규모, 증가 속도, 금융 시스템으로 볼 때 위기상황이라고는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빚으로 허리가 휘고 있는 국민의 입장에선 실망스러운 발언이 아닐 수 없다.

정부가 이날 내놓은 해법은 기존 주장을 되풀이한 것이었다. 책임을 철저히 추궁하겠다던 여야 역시 정부 정책을 산발적으로 지적했을 뿐 책임 소재를 가려 내지 못했다. 결국 이날 청문회는 ‘하루짜리 청문회’의 한계만 드러낸 채 끝을 맺었고, 실망만 키웠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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