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다. 다양한 뮤지션들의 음악과 일상탈출의 행복을 동시에 만끽할 수 있는 록페스티벌의 계절이 올해도 어김없이 돌아왔다. 신생 록페스티벌도 2개나 생겨나 어느 때보다 뜨거운 록페스티벌 대전을 예고하고 있다.
먼저 안산밸리록페스티벌이 여름 록페스티벌 대전의 스타트를 끊는다. 지난해까지 지산에서 펼쳐지던 밸리록페스티벌은 5회째를 맞는 올해부터 안산 대부바다향기테마파크로 자리를 옮겼다. CJ E&M과 안산시는 MOU를 체결하고 대규모 페스티벌 전용 부지를 마련하는 등 관객에게 최적의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했다. 오는 26일부터 28일까지 3일간 개최되며 26일은 영국의 고딕 록밴드 큐어(The Cure), 27일은 ‘덥스텝의 제왕’ 스크릴렉스(Skrillex), 29일은 1990년대를 풍미한 나인 인치 네일스(Nine Inch Nails)가 각각 헤드라이너로 나선다. ‘위 아 영(We Are Young)’으로 그래미어워드 2관왕을 석권한 펀(Fun.)을 비롯해 스테레오포닉스(Stereophonics), 마이 블러디 밸런타인(my bloody valentine), 더 엑스엑스(The xx) 등도 기대를 모으고 있다. 모두 일본의 후지록페스티벌을 거쳐 한국을 찾는 아티스트들이다.
8월 첫째 주(2~4일)에는 음악팬들이 행복한 고민에 빠질 전망이다. 국내 록페스티벌 중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펜타포트 록페스티벌(이하 펜타포트)과 새롭게 시작하는 지산 월드 록페스티벌(이하 지산월드)이 나란히 열리기 때문이다.
인천 송도 23호 근린공원에 자리 잡은 펜타포트는 인천시의 전폭적 지원을 등에 업었다. 덕분에 1일권 9만9000원, 3일권 16만5000원으로 뛰어난 가격 경쟁력을 자랑한다. 해체 후 재결성한 폴아웃보이(FALL OUT BOY)의 내한 소식에 이미 록 팬들의 반응이 뜨겁다. 명곡 ‘쉬스곤(She’s Gone)의 스틸하트(Steelheart), LA메탈의 역사 스키드 로우(SKID ROW), 한국 록의 전설 들국화 등은 중장년층의 든든한 지지를 받고 있다.
특히 펜타포트는 뛰어난 대중교통 접근성이 강점이다. 인천지하철 1호선 국제업무지구역에서 도보 7분 거리에 위치하고 있으며 페스티벌 기간 동안 인천지하철은 새벽 2시까지 연장 운행된다. 펜타포트 관계자는 “탄탄한 라인업은 물론 관객의 편의를 위한 접근성까지 완벽하게 갖췄다”며 “그동안 쌓인 페스티벌 노하우를 바탕으로 성공을 자신한다”고 밝혔다.
이에 맞서는 지산월드는 세계적 얼터너티브 록밴드 플라시보(Placebo)와 ‘그루브의 황제’ 자미로콰이(Jamiroquai), 세계적 펑크 팝 밴드 위저(Weezer)의 내한을 성사시켰다. 여기에 ‘뮤지션들의 뮤지션’ 이승열과 4년 만에 정규 7집 앨범을 발매한 크라잉넛, 국내 펑크록 대표 밴드 노브레인 등 국내 라인업을 더했다. 행사 장소의 꾸준한 약점으로 지적받았던 접근성도 새벽 4시까지 운행하는 셔틀버스 등을 통해 충분히 보강할 예정이다.
지산월드 측은 “자연친화적 환경에서 캠핑을 즐기고 아트 프로젝트를 통해 다양한 문화를 만날 수 있는 페스티벌”이라며 “올 여름 가장 각광을 받는 휴가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캠핑형 페스티벌과 대비되는 도심형 페스티벌도 눈길을 끈다. 올해 2회를 맞이한 슈퍼소닉 2013(이하 슈퍼소닉)은 8월 14일과 15일 양일간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공원에서 펼쳐진다. 정규 19집 ‘헬로(Hello)’로 신드롬을 일으킨 ‘가왕’ 조용필이 데뷔 이래 최초로 페스티벌 무대에 오른다는 사실만으로도 큰 화제를 불러 모았다. 세계 최고의 신스팝 듀오 펫 숍 보아즈(Pet Shop Boys), 미국 출신 소울의 제왕 존 레전드(John Legend)의 무대도 놓치면 후회할 볼거리다. 서울시내 유명 클럽들과 제휴해 공연이 끝난 후 집에 가기 아쉬워할 관객들을 위한 애프터파티도 마련했다.
‘슈퍼소닉’ 관계자는 “올해는 더욱 재치 넘치고 트렌디한 느낌을 강조했다”며 “마니아보다는 대중적 아티스트를 골고루 섭외했다”고 전했다.
‘슈퍼콘서트’ 브랜드를 내세운 현대카드는 8월 17일과 18일 양일간 서울 잠실 종합운동장에서 시티 브레이크(City Break)를 연다. 확실한 관객 동원력을 자랑하는 메탈리카(METALICA)와 뮤즈(MUSE)를 필두로 라이즈 어게인스트(RISE AGAINST), 림프 비즈킷(LIMP BIZKIT) 등 굵직한 밴드를 한자리에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