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산업안전이 국력- 백헌기 안전보건공단 이사장

입력 2013-07-05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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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우리나라 스포츠 스타들이 세계 무대를 누비며 뛰어난 활약을 펼치는 덕분에 눈과 귀가 즐겁다. LA 다저스 류현진 선수는 메이저리그 입단 첫해임에도 리그 정상급 실력을 선보이고 있다. 신시내티 레즈의 추신수 선수 역시 연일 수준급의 기량을 펼치며 대한민국 야구의 위상을 제고하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피겨의 김연아 선수와 리듬체조의 손연재 선수도 압도적 경기력으로 우리나라의 이름을 세계 속에 깊이 각인시키고 있다.

연예계에서도 한류로 대표되는 문화콘텐츠를 통해 우리나라의 브랜드 가치를 한층 높이고 있다. 가수 싸이는 ‘강남스타일’의 선풍적 인기에 이어 ‘젠틀맨’으로 세계 음악시장을 뒤흔들었다. 유럽은 물론 남미, 아프리카 오지에까지 한국적 흥의 우수성을 알렸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2011년 K-Pop 등 한류의 직간접적 경제효과는 약 5조6000억원이며, 2012년 파급 효과가 12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돼 국가경쟁력에 상당히 기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위선양 활동은 비단 스포츠 스타나 유명 연예인에 국한된 것은 아니다. 산업현장에서 구슬땀을 흘리며 일하는 모든 근로자 또한 국위선양의 주인공이다. 우리가 세계사에서 유래를 찾기 힘든 ‘한강의 기적’을 이루고, 2011년 기준 세계시장 1위 품목 61개 석권, 현재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근로자들의 헌신과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문화콘텐츠’ 대신 ‘경제성장’으로, ‘한두 명의 스타’가 아니라 ‘집단’으로 세계 속에 대한민국을 널리 알린 주역은 바로 근로자들이다.

그러나 대한민국을 드높인 근로자들이 몸담고 있는 일터의 안전 문제는 국위선양과 거리가 먼 실정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의 일터에서는 6분에 1명씩 다치고 있고, 5시간마다 1명이 목숨을 잃는다. 우리나라에서 산업재해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1964년 이후 지금까지 발생한 재해자 수는 430만명이 넘고, 사망자도 8만명에 이른다. 인천광역시와 대전광역시의 인구를 합친 수만큼의 사람이 다치고, 경기도 과천시 인구보다 많은 사람들이 일터에서 목숨을 잃었다.

일터 사고로 인한 경제적 손실은 실로 상당하다. 한 해 사고로 인한 경제적 손실은 18조원이 넘는다. 비유하자면, 올해 시·군을 제외한 경기도 전체 예산 15조원보다 많은 돈이, 연봉 2000만원 상당의 근로자 90만명을 1년간 고용할 수 있는 비용이, 자동차 120만대를 수출해야 벌 수 있는 금액이 산업재해로 인해 사라지고 있는 셈이다.

또한 우리나라의 산업재해 수준은 외국과 비교할 때도 심각하다. 근로자 1만명당 사고로 인해 몇 명이 사망하는지를 나타내는 사고성 사망만인율을 보면 우리나라는 2012년 기준 0.73명으로 미국, 일본, 독일보다 2~4배가량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7월이다. 7월 첫째 주는 산업안전보건 강조 주간이다. 산업재해의 심각성을 우리 사회에 널리 알리고, ‘일터에는 안전이 기본’이라는 인식을 확산시키기 위해 정부에서 정한 날이다. 더운 날씨 탓에 안전에 소홀하기 쉬운 여름철을 맞아 산업재해 예방을 위해 더욱더 각별히 주의하자는 배려가 서려 있다.

올해로 46회째를 맞는 산업안전보건 강조 주간 행사는 7월 첫째 주 서울 코엑스에서 5일간 진행된다. 이번 행사는 ‘안전한 일터, 건강한 근로자, 행복한 나라’를 슬로건으로 사업주 및 근로자, 국민들에게 다양한 안전보건 정보를 제공하는 ‘축제의 장’이 될 것이다.

일터에서 안전을 지키는 일은 가정의 행복을 지키고, 기업의 번영과 풍요로운 사회를 만드는 사회 유지 활동이다. 뿐만 아니라 국가 브랜드가 어느 때보다 중시되는 요즘, 안전보건 수준은 국가경쟁력을 결정짓는 하나의 요소이기도 하다. 이젠 일터의 경쟁력, 생산성 못지않게 안전보건 문제에 관심을 갖자. 안전 선진국으로 나아가기 위해 안전보건 분야에서 대한민국의 위상을 높이자.

7월 산업안전보건 강조 주간을 맞아 선배 근로자들이 이뤄낸 ‘경제 기적’이 이젠 ‘산업안전의 기적’으로 발현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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