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건설업자로부터 억대의 금품을 받은 혐의로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5일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여환섭 부장검사)에 따르면 황보연 전 황보건설 대표로부터 각종 공사 수주 청탁 명목으로 1억5000만원 상당의 금품을 받은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로 원 전 원장에 대해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은 원 전 원장이 지난 2009년 이후 황씨로부터 수차례에 걸쳐 수천만원씩 모두 1억여원의 현금과 순금·명품 가방 등 5000만원 상당의 선물을 챙기고 그 대가로 황보건설이 여러 관급·대형 공사를 수주할 수 있게 영향력을 행사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검찰은 전날 오후 원 전 원장을 피의자로 소환해 11시간 넘게 강도 높은 조사를 벌이며 황씨로부터 금품을 받은 사실이 있는지와 대가성이 있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물었다.
특히 황보건설이 2010년 7월 한국남부발전이 발주한 삼척그린파워발전소 제2공구 토목공사와 홈플러스의 인천 연수원 설립 기초공사를 수주하는 과정 등에서 황씨의 청탁을 받고 원청업체들에 압력을 행사한 의혹을 캐물은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홈플러스 연수원 설립과 관련해 원 전 원장이 황씨의 부탁을 받고 산림청에 압력을 행사했는지를 확인하려고 지난달 산림청을 압수수색하고 이승한 홈플러스 총괄회장을 불러 조사했다.
원 전 원장은 그러나 검찰에서 금품수수 의혹을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가법상 알선수재는 공무원의 직무에 속한 사항의 알선에 관해 금품이나 이익을 수수·요구 또는 약속했을 때 적용되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물리게 돼 있다.
원 전 원장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은 오는 9∼10일께 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