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기 사고]굉음·어둠 속 ‘기적의 3분’…몸 던진 승무원·승객들 ‘빛났다’

입력 2013-07-08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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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참사 막아낸 영웅들

자칫 대형사고로 이어질 아찔한 순간이었다. 위급한 사고 상황에도 몸을 아끼지 않고 뛰었던 승무원들과 침착함을 잃지 않고 탈출을 도왔던 승객들의 희생정신이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 공항 도착 10분 전인 7일 오전 3시25분(한국시간). 아시아나항공 보잉 777기 OZ214편에 타고 있던 307명의 승객과 승무원은 평소와 다름없이 안전벨트를 매고 착륙을 기다렸다.

그러나 2분 뒤 엄청난 공포가 찾아왔다. 굉음과 함께 동체로 고스란히 전해진 충격과 머리 위로 떨어진 산소마스크, 여기저기서 들리는 비명 소리, 지옥이 따로 없었다. 매캐한 연기가 기내에 가득 차 누가 다쳤는지 분간하기도 어려웠던 순간. 기내는 삽시간에 아비규환으로 변했다.

이날 아시아나항공 보잉777 OZ214편은 샌프란시스코 공항에 착륙하던 중 활주로(RWY 28L)에 동체 후미가 부딪혀 꼬리가 잘려 나갔다. 약 500m 거리를 미끄러진 동체는 약 30초 만에 활주로 왼쪽으로 이탈해 멈춰 섰다. 동체 앞쪽과 천정이 화재로 소실돼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끔찍했던 이번 사고로 8일 오전 현재 2명이 사망하고 49명이 중상을 입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번 사고는 승무원의 침착한 대응과 일부 승객들의 ‘살신성인’으로 더 큰 불행을 막았다.

사고 비행기에 타고 있던 승객들과 외신 등을 종합하면 기체가 멈춘 후 크게 동요한 승객들은 비상구로 몰려들었지만 승무원들은 최악의 참사를 막기 위해 헌신적으로 노력했다.

사고 항공기에 탑승했던 라유진(앤서니)씨는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한 여자 승무원의 ‘영웅적인’ 노력을 전했다.

그는 “작은 체구의 소녀 같은 여승무원이 비행기 통로를 통해 부상당한 승객을 옮기느라 이곳저곳을 뛰어다녔다. 승객들을 부축하는 그녀의 얼굴엔 눈물이 흐르고 있었지만 침착했다. 그녀는 영웅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비행기가 충돌한 후 10~15분 만에 기내는 화염에 휩싸였다”고 덧붙였다.

사고 항공기 승무원들은 긴박한 순간에도 승객들을 안심시키며 질서 정연하게 비상구로 안내했다. 결국 동체가 화염에 휩싸이기 전 ‘3분’ 만에 모든 승객들이 탈출하는데 성공했다.

샌프란시스코의 조앤 헤이스-화이트 소방국장은 “많은 이들이 비상 슬라이드를 타고 내려와 안전하게 걷는 모습을 목격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사고기의 최선임 승무원을 ‘영웅’으로 칭하며 찬사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승무원은 마지막까지 비행기에 남아 승객들의 안전을 끝까지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생존자 중 한 명인 미국의 벤저민 레비(39)씨는 사고의 충격으로 갈비뼈를 다치는 부상을 입고도 비상탈출구를 열어 승객 50여명을 대피시켰다. 레비는 NBC와의 인터뷰에서 “사고 직후 자리에서 일어나 비상탈출구를 열었다. 승객 대부분이 승무원의 안내에 따라 놀랄 정도로 신속하고 차분하게 탈출했다”고 말했다. 그는 대형 사고임에도 희생자가 적은 것도 승무원들의 노력과 일부 승객들의 침착한 대응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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