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용품 업체들의 불황 탈출 몸부림이 처절하다.
최근 전국 주요 골프용품 업체들은 불황 직격탄으로 인한 매출 감소를 피하지 못하고 있다. 일본 아사히골프의 메탈펙토리를 수입·판매하고 있는 구자면 이사는 “대부분 골프 브랜드가 경기 침체로 위축되고 있다”며 “글로벌 골프 브랜드는 ‘고객 찾아가기 마케팅’ 등 공격적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중·소규모 수입상들은 좀처럼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이처럼 국내 골프용품계의 장기 불황 속에서도 청량제 역할을 하는 것은 계약 선수들의 우승 소식이다. 선수들이 특정 대회 우승 당시 사용했던 용품은 매출 신장에 적지 않은 도움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김주택 볼빅 마케팅부장은 “이일희 선수의 LPGA투어 바하마 클래식 우승 이후 이일희 선수가 사용했던 볼을 한정판으로 출시, 개인 소장용은 물론 선물용으로도 인기”라며 “전년 동월(5~6월) 대비 50% 이상의 매출 신장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올해 선수프로모션으로 가장 재미를 본 업체는 던롭이다. 던롭은 최근 1~2년 사이 계약 선수들의 우승 소식이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해에는 최나연(26·SK텔레콤)이 US여자오픈과 CME그룹 타이틀홀더스에서 우승했고, 박인비(25·KB금융)는 에비앙마스터스와 사임다비 말레이시아에서 우승했다. 이에 젝시오7 드라이버는 3.5~4배, Z스타 볼은 2~2.5배나 판매율이 상승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는 더욱더 탄력을 받았다. 박인비의 US여자오픈 우승으로 63년 만의 메이저대회 3연승이라는 대기록을 수립, 세계 골프역사를 새롭게 써내려가고 있기 때문이다. 던롭은 현재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박인비의 드라이버 모델과 사용구를 맞히는 퀴즈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국산볼 제조업체 볼빅은 이일희(25·볼빅)의 LPGA투어 첫 우승에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이에 따라 볼빅은 이일희 선수 사용 볼 한정판매를 비롯해 100% 당첨 사은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일희의 골프볼 비스타는 한정판으로 5000개를 제작했지만 대부분 소진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지난해 ‘미녀골퍼’ 김하늘(25·KT)과 김자영(22·LG)으로 쏠쏠한 재미를 봤던 혼마골프는 올해는 양수진(22·정관장)과 이미림(23·우리투자증권)이 바통을 이어받았다. 두 선수는 올해 초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넥센·세인트나인 마스터즈와 KG·이데일리 레이디스에서 각각 우승을 차지하며 돌풍을 일으켰다.
혼마골프는 두 선수의 연속 우승을 기념해 ‘우승 클럽 맞히기’ 이벤트를 진행하는 등 브랜드 이미지 개선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혼마골프는 현재 7명의 프로골퍼와 계약하고 있으며, 전원 투어월드 드라이버를 사용하고 있다. 이미림, 양수진 등이 사용하는 TW 아이언은 발매 즉시 완판됐다.
김성남 혼마골프 본부장은 “지금까지 혼마골프는 60대 이상의 시니어가 사용하는 ‘아저씨클럽’으로 인식됐던 것이 사실”이라며 “최근 1~2년 사이 여자 프로골퍼 후원을 통해 연령·레벨에 상관없이 사용 가능한 ‘젊은 클럽’으로 거듭났다”고 전했다.
캘러웨이골프는 배상문(27·캘러웨이골프)의 우승으로 숨통이 트였다. 배상문은 5월 바이런넬슨 챔피언십에서 미국 진출 첫 우승을 차지, 매출 상승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캘러웨이골프 관계자는 “배상문 선수의 PGA투어 첫 우승과 함께 다양한 이벤트를 마련했다. 다행스럽게 배상문 선수 사용 클럽에 대한 문의가 끊이지 않고 있다. 이번 기회에 2번째, 3번째 우승을 이룬다면 매출 상승은 물론 캘러웨이골프 이미지 개선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