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은 매일 아침 가슴을 쓸어내린다. 7일 아시아나항공 여객기 사고 발생 이후, 하루도 빠짐 없이 오전 회의를 열고 사고 관련 구체적 내용을 보고 받기 때문이다.
사고 당일 아시아나항공 본사 상황실에서 밤 늦게까지 사고 경위를 파악하며 긴급 비상 체제에 돌입한 박 회장은 그 어느 때보다 이곳을 수시로 드나든다. 윤영두 아시아나항공 사장이 전화를 통해 실시간으로 보고하는 내용 만으로 모든 상황을 파악하기에는 금호아시아나그룹 본사가 위치한 종로구와 이곳 상황실은 너무 멀다. 9일부터는 아예 그룹 본사 직원까지 파견했다.
박 회장은 수시로 현장을 챙기며 대책 마련에 총력을 기울이면서 공식일정도 확정하지 않고 있다. 현재로서는 사고 수습이 최우선 과제로 탑승객과 피해자 가족 지원에 만전을 기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항상 대기 상태인 것이다.
이처럼 박 회장이 이번 사고와 관련된 모든 상황을 체크하며 전체적인 총괄 역할을 하고 있다면, 윤 사장은 전면에 나서 사고를 직접 챙기며 실질적인 문제 해결에 집중하고 있다.
윤 사장은 지난 9일 오후 5시25분 탑승객 가족 6명, 아시아나항공 사고 수습팀과 함께 아시아나항공 OZ214편을 타고 샌프란시스코로 향했다. 항공사 사장으로서 막중한 책임의식을 가지고 현장에서 직접 사고를 수습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윤 사장은 “현지에서 이뤄지는 모든 수습 과정을 면밀히 파악해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라고 출국 배경을 설명했다.
윤 사장은 미국에 도착 즉시 미국 연방 항공안전위원회(NTSB)와 사고조사위원회를 방문해 사과할 예정이다. 또 부상자들이 입원해 있는 병원도 찾아가 심심한 위로의 뜻을 전할 계획이다.
한편, 사고 소식을 전해 듣고 중국에서 급히 귀국한 박 회장과 윤 사장은 오는 11~12일 일본에서 전국경제인연합회 주최로 열리는 한일국제관광심포지엄 일정도 취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이 두 사람은 지난 5일부터 금호타이어 주최로 중국 웨이하이에서 열린 골프대회에 참석했다 7일 오후 급히 귀국했다. 한중우호협회 회장을 맡으며 민간 외교에 힘써온 박 회장은 이번 사태가 한중관계에 어떤 악영향을 미칠지 우려할 수 밖에 없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