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5단체, ‘단생산사’ 카드 꺼내든 이유는?

입력 2013-07-10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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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통상자원부와 함께 산업체질강화위원회 설립

“단생산사(團生散死).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

9일 열린 경제5단체의 산업체질 강화를 위한 실천계획 선포식 및 정책컨퍼런스는 이 같은 한 마디로 요약된다. 경제5단체가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단생산사’의 정신을 내세운 것이다.

경제5단체는 사상 최초로 산업통상자원부와 함께 산업체질강화위원회를 만들고, 총 5개의 분과위원회를 단체별로 하나씩 맡아 전문성도 높였다. 단체별 특성을 살려 스스로가 잘하는 부문에서 해법을 모색하기 위해서다.

재계 일각에서는 산업체질강화위원회를 정부와 정치권의 거센 경제민주화 바람에 대응하기 위한 경제5단체의 ‘묘수’로 바라보는 시각도 있다.

경제5단체는 경제 현안, 노동 환경 등을 점검하기 위해 매년 한 두 차례 정기적으로 모임을 가져왔다. 하지만 경제민주화 바람이 본격적으로 불기 시작한 올 들어, 상반기에만 벌써 세 차례 이상 모여 정치권과 정부의 지나친 규제를 한 목소리로 비판했다. 그럼에도 각종 입법 활동을 앞세운 경제민주화 분위기는 잦아 들지 않고, 되레 기업 옥죄기는 심해지고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산업체질강화위원회에 경제5단체가 모두 참여하기 때문에 외견상 와닿는 느낌은 개별 단체를 볼 때와는 크게 차이가 있다”면서 “경제5단체가 힘을 합쳐 정치권과 정부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통로의 역할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경제5단체의 이번 선택은 국내 경제를 살리기 위한 경제계의 자발적인 노력을 알리고, 구체적인 실행 계획을 발굴, 제안함으로써 양극화 해소를 위한 기업 규제 만이 경제민주화의 능사가 아님을 증명해 나가기 위한 게 아니겠느냐”고 강조했다.

실제 경제계는 정치권의 무차별적인 경제민주화 관련 입법 활동에 큰 우려를 나타내는 상황이다. 규제 일색인 각종 법 개정으로 국가 경제의 원동력인 기업 경영 활동을 크게 위축시킬 수 있다는 것.

이날 산업체질 강화를 위한 정책 컨퍼런스에서 한국경제연구원 최병일 원장은 “한국 사회 양극화의 원인을 대기업으로만 돌리는 것은 비역사적이자 비과학적”이라며 “대기업 집단을 규제해 양극화 현상을 완화하겠다는 경제민주화 처방으로는 양극화 문제의 본질에 접근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피라미드 및 순환출자구조, 계열사간 거래 등 대기업 집단 구조 자체를 위법적인 것으로 보고 사전적인 행정 규제로 접근하려는 방향성에는 치명적인 결함이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 이동응 전무는 정치권의 정년연장, 통상임금, 근로시간 단축, 사내 하도급 등 노동 관련 과잉 입법이 산업의 기반을 무너뜨리고, 일자리 창출마저 저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 전무는 “지금은 산업경쟁력 제고와 고용률 70% 달성 등을 위해 기업가 정신을 회복시키고 혁신적인 규제 완화책을 모색할 시점”이라며 “정치권은 기업이 의욕을 가지고 투자와 고용에 적극 나설 수 있는 환경 조성해 주력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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