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병으로 금융영토 확장하라…금융지주들 패권 전쟁

입력 2013-07-14 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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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부가 출범한 지 약 5개월 만에 5대 금융지주회사의 회장 선임이 마무리됐다.금융지주들은 새 회장의 지휘 아래 조직을 정비하면서 금융권의 패권을 놓고 한판 대결을 벌이게 됐다. 마침 우리금융지주라는 거대한 금융그룹의 분산 매각이 막 시작됐다.

새 회장들은 취임 일성으로 '비은행 강화'를 강조했다. 너나없이 은행에 치우친포트폴리오를 재구성해 명실상부한 국내 최고 금융그룹으로 도약하는 발판으로 삼겠다는 뜻이다.우리금융 매각은 마음에 드는 계열사만 골라 가져가는 길이 여전히 열려 있어 겉으로는 관심을 보이지 않던 다른 금융지주도 인수전에 뛰어들 가능성은 충분하다.

내년까지 진행되는 우리금융 민영화는 결국 금융권의 '새판짜기'로 이어질 전망이다.

◇지방은행, 금융지주간 인수전 치열할듯

이순우 우리금융 회장과 임종룡 농협금융지주 회장에 이어 지난 12일 임영록 KB금융지주 회장이 취임함에 따라 5대 금융지주의 새 회장이 모두 임기를 시작했다. 성세환 BS금융지주 회장 내정자는 다음 달 취임한다. 이들은 조직을 재정비하면서 그룹의 발전 방향을 그려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금융의 계열사 분산 매각이 오는 15일 지방은행 그룹인 경남·광주은행의 매각공고를 필두로 본격 개시된다. 두 지방은행은 매각공고 이후 예비입찰과 본입찰을 거쳐 우선인수협상대상자를 선정, 오는 11월께 최종 인수자가 정해질 예정이다.

현재로선 경남은행은 BS금융지주나 DGB금융지주가, 광주은행은 JB금융지주나 중국계 은행이 인수전을 벌이는 구도가 그려진다. 지역 상공인들이 컨소시엄 등을 구성해 인수하게 될 확률은 낮게 점쳐진다.

지방 금융지주사가 자산 규모 31조원의 경남은행을 인수하면 사업권을 넓히는 것을 넘어 지방은행 가운데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할 수 있다. JB금융도 광주은행을 인수하면 호남권의 '맹주'로 부상할 수 있다.

뜻밖에 신한금융지주나 하나금융지주가 이들 지방은행 인수전에 전격 뛰어들 가능성도 있다. 경남은행과 광주은행의 인수가격은 각각 1조2천억~1조3천억원, 1조1천억~1조2천억원으로 추정돼 인수자금 동원에는 문제가 없다.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정부로선 공적자금 회수를 극대화하면서 공연한 정치적 논란에 휩쓸리지 않으려고 지방은행의 지역사회 환원을 후순위에, 지방은행 간 합병을 차순위에 두되 내심 신한·하나금융이 가져가기를 가장 바라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지방은행 매각과 관련해 지역인들이 요구하는 우선협상권은 줄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최근 지역 상공인들은 사모펀드(PEF)에 유동성공급자(LP)로 참여하는 방안을 타진했으나 반응은 신통치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우투증권·우리은행 매각, 판도변화 예고

다음 달 매각공고가 나올 증권 그룹(우리투자증권, 우리아비바생명, 우리파이낸셜 등)은 신임 회장 체제를 갖춘 농협금융과 KB금융의 '임종룡 대 임영록' 맞대결이예상된다. 두 임 회장 모두 '비은행 강화'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임종룡 회장이 지난 2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정부에서 (우리금융) 민영화 계획이 나온 만큼 이를 신중하게 검토하겠다"고 밝히고 나서 농협금융은 지주사와 농협증권에서 우투증권 인수에 대한 법률적·재무적 검토에 착수했다.임 회장이 "은행, 증권, 보험 등 포트폴리오를 어떻게 구성하느냐가 지주사의 시너지를 얻는 데 매우 중요한 문제"라며 80%에 이르는 은행업의 비중을 낮춰야 한다고 강조한 만큼 우투증권 인수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다.

임영록 회장도 취임 직후 기자회견에서 "KB금융의 모태가 국민은행인데, 그룹 전체의 비중이 은행 부문에 쏠려 있다"며 "비은행 부문의 발전을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밝혀 우투증권 인수 의사를 강하게 내비쳤다.

KB금융 역시 은행에서 수익의 80%를 내고 있어 비은행 부문의 발전이 절실하다.이런 상황에서 우투증권을 인수하면 단숨에 증권 분야에서 선두권으로 도약할 수 있다.우투증권에 딸려오는 다른 계열사까지 인수하는 게 부담스러울 수 있다. 우투증권을 매각하는 우리금융은 이에 따라 실제 매각 과정에선 인수 참여자의 선호도를 고려해 증권 그룹의 일부 계열사만 가져가는 등의 방안을 제시할 수 있다고 밝혔다.

우리금융 고위 관계자는 "묶음만 고집했다가 비딩(bidding·입찰)이 없으면 곤란하니 다른 방식으로도 참여할 방법을 열어야 할지 검토 중"이라며 "여러 경우의 수가 생길 수 있어 옵션 등으로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우리금융 민영화는 매각 결과에 따라 금융권의 판도를 적지 않게 뒤흔들 것으로보인다. 특히 교보생명이 우리은행을 인수하면 은행·생명보험·카드로 이어지는 진용을 갖춰 다른 금융지주사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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