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가정의 통신비 부담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여전히 최상위권인 것으로 조사됐다.우리보다 부담이 큰 곳은 미국과 일본뿐인 가운데 우리나라는 스마트폰 보급이 가계 부담을 키운 것으로 분석됐다.
14일 OECD의 '2013 커뮤니케이션 아웃룩' 보고서에 따르면 2011년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월평균 가계 통신비 지출액은 148.39달러(구매력평가지수환율 적용)로 3위를 차지했다. 34개의 회원국 가운데 1위는 일본(160.52달러), 2위는 미국(153.13)이각각 차지했다.
우리나라 다음으로는 멕시코(143.17), 아일랜드(142.11), 룩셈부르크(142.10),오스트리아(136.39), 핀란드(133.47), 캐나다(129.83), 스페인(124.03)이 뒤를 이었다.
전체 회원국 중 통신비 부담이 가장 낮은 나라는 중국(30.00)이었다. 폴란드(91.19), 이탈리아(90.69), 덴마크(87.32), 프랑스(84.72), 뉴질랜드(79.63), 헝가리(7 6.93), 포르투갈(76.67), 독일(72.38) 체코(67.27) 등도 100달러를 밑돌았다.
가계 통신비에는 이동전화와 유선전화, 초고속인터넷, 유무선 단말기 가격이 모두 포함됐다.
우리나라 가계통신비를 항목별로 보면 무선통신요금 115.5달러, 유선통신요금 43.6달러, 인터넷요금 21.2달러로 무선 요금이 차지하는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실제 무선통신요금 기준으로는 우리나라가 OECD 회원국 중 가장 높았다. 우리나라의뒤를 이어 일본(100.1), 멕시코(77.4)가 각각 2위와 3위를 기록했지만 금액에서는 우리나라와 큰 차이를 보였다.
반면 유선통신요금은 11.7달러로 체코(5.9)를 제외하고 가장 낮았다. 휴대전화의 보급으로 유선통신 사용이 감소한 결과로 풀이된다.
OECD는 격년으로 회원국을 대상으로 통신인프라 전반을 조사해 발표하며 2년 전조사에서는 우리나라 가계통신비 부담이 29개 회원국 중 2번째로 많았다.정부의 통신비 절감 정책 등에도 가계통신비 부담이 크게 줄지 않은 것은 스마트폰 보급에 따른 결과로 분석된다.
보고서는 "한국은 스마트폰 보급률과 무선인터넷 보급률이 굉장히 높다"며 "특히 1인당 월평균 데이터 사용량이 1.2GB에 이를만큼 스마트폰을 많이 사용하는 국가"라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국가별 사용 특성에 따라 가계별 통신비 지출에 차이가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피처폰을 주로 사용하는 국가보다 스마트폰 보급률이 높은 국가의 가계 통신비가 높을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그러면서 한국의 가계통신비 지출이 이처럼 높은 것은 통신기기와 통신서비스에 치중하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여기에다 고사양 단말기 선호현상과 빠른 휴대전화 교체주기 등도 통신비 부담을 높이는데 기여한 것으로 보인다.OECD 조사의 무선통신요금에는 단말기 비용을 포함하기 때문이다.
한 이통사 관계자는 "통신비 중에서도 무선통신요금 비중이 가장 높은 것은 단말기 비용도 합산했기 때문"이라며 "국내 프리미엄폰 판매가는 세계에서 두번째로 비싸다는 보고서도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