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희영, LPGA투어 두 번째 정상 “사실 포기한 경기였다”

입력 2013-07-15 08:50 수정 2013-07-15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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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외환은행)

박희영(26ㆍ하나금융그룹)이 깜짝 놀랄 뒷심을 발휘했다.

박희영은 15일 오전(한국시간) 캐나다 그레이 사일로 골프장(파71ㆍ6330야드)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매뉴라이프 파이낸셜클래식(총상금 130만달러·약 14억6000만원) 최종 4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 6개로 6언더파 65타를 쳤다. 이로써 박희영은 최종합계 26언더파 258타로 한조에서 함께 플레이한 안젤라 스탠퍼드(36ㆍ미국)와 동타를 이뤄 연장전까지 가는 접전 끝에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경기 초반은 박희영과 스탠퍼드의 매치플레이 양상이었다. 박희영이 1번홀(파4)에서 버디를 기록하자 스탠퍼드도 버디로 응수했다. 그러나 박희영은 방어적인 플레이를 펼쳤다. 1번홀 버디 이후 10번홀(파4)까지 무려 9홀 연속 파행진을 이어갔다.

그러는 사이 복병이 치고 올라왔다. 3라운드까지 18언더파로 3위를 달리던 카트리나 매튜(43ㆍ미국)다. 그는 무서운 기세로 박희영을 따라붙었다. 특히 그는 전반 라운드에서만 4타를 줄인 후 11번홀(파3)에서도 버디를 추가하며 박희영을 제치고 스탠퍼드와 공동 선두에 올라섰다.

그러나 박희영의 플레이는 후반에 빛났다. 11번홀에서 오랜 만에 버디 맛을 본 박희영은 12, 13번홀을 파로 막은 후 14, 15번홀(이상 파4)에서 연속 버디를 잡았고, 이후 17번홀(파3)에서도 한 타를 줄여 스탠퍼드와 동타를 이뤘다.

결국 두 선수는 마지막 18번홀(파5)에서 승부를 가려야 했지만 두 선두 모두 버디를 기록하며 승부를 연장전으로 끌고 갔다. 스탠퍼드는 세 번의 연장 경험이 있는 반면 박희영은 LPGA투어 데뷔 후 첫 연장전이다. 그러나 박희영은 위축되지 않았다. 연장 첫 홀(18번홀)부터 경기를 리드했다. 결국 박희영은 연장 세 홀까지 가는 접전 끝에 챔피언 자리에 올랐다.

스탠포드는 올해 14개 대회에 출전해 3차례만 ‘톱10’에 진입했을 뿐 이렇다 할 성적이 없지만 풍부한 경험과 노련미가 바탕이 된 만큼 박희영으로서는 쉽지 않은 상대였다.

박희영은 “경기에만 집중하기 위해 리더보드를 보지 않으려고 노력했다”며 “대회 전 퍼팅 연습에 주력했지만 한때 2타 이상 벌어지면서 포기하기도 했다”고 우승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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