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은행법인 인가를 받은 씨티은행과 스탠다드차타드(SC)은행의 총자산·예수금·대출금 시장점유율은 지속해서 낮아지고 있다. 국내 진출 초반, 선진 금융기법을 기반으로 국내 금융사들을 긴장시켰던 기세는 더는 찾아볼 수 없다.
지난 2004년 미국 최대 은행 씨티그룹이 한미은행을 인수한 이후 2010년 6월 금융지주사로 전환한 씨티은행의 예수금 점유율은 2004년 말 당시 5%를 웃돌았지만 2012년 말 2.81%로 절반 가까이 줄었다. 예수금과 대출금 점유율도 각각 4.89%, 4.59%에서 2.89%, 2.15%로 크게 낮아졌다.
SC은행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지난 2005년 SC그룹이 제일은행을 인수한 이후 2009년 7월 지주사로 전환, 첫 번째 외국계 금융지주사가 된 SC은행은 2012년 말 기준 총자산 점유율이 3.54%를 나타내고 있다. 지난 2004년 말(4.04%) 이래 지속적인 감소세다. 5% 안팎이던 예수금과 대출금 점유율 역시 각각 2.89%, 2.15%로 급락했다.
시장점유율도 감소했지만 수익성도 악화일로다. 씨티은행의 올해 1분기 당기순익은 572억원을 기록,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해 36.7%(330억원) 줄었다. SC은행도 올해 1분기 당기순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8% 급감한 957억원을 기록했다.
HSBC은행과 같이 지점 형태로 한국에서 영업중인 외국계 은행들의 도미노 철수 우려도 나오고 있다. 수익성이 지속해서 악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HSBC은행이 한국에서 소매금융을 접기로 한 이유도 사업성 부진이다. HSBC은행의 순익은 지난 2009년 3261억원에서 2010년 2935억원, 2011년 2135억원, 지난해 1874억원으로 매년 줄어들었다. 올해 1분기 당기순익도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해 약 30%(177억원) 급감한 426억원에 그친다.
문제는 외국계 은행 지점 대부분이 수익성 악화에 직면해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국내 외은지점 39곳의 당기순익은 1조878억원으로 2011년(1조2310억원)보다 11.6%(1432억원)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