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고공행진을 하고 있는 가운데, 장마철 집중호우로 인한 교통사고와 침수 피해가 급증해 손해보험사들의 손해율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손보사들의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자동차보험료 인상 목소리가 다시 높아지고 있다.
1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현대해상·동부화재·LIG손해보험 등 주요 손보사 및 다이렉트 차보험의 올해 1~5월 평균 손해율은 84.9%로 전년 동기 대비 3.2%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적정 수준인 77%를 크게 웃도는 것이다. 특히 주요 7개 손보사의 5월 평균 손해율만 보면 86.3%로 전년 동기 대비 7%포인트나 상승했다.
자동차보험 손해율의 상승세는 지난해 보험료 인하 정책과 온라인보험 경쟁 격화, 유가 하락에 따른 교통량 증가 등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이런 가운데 계절적인 영향까지 겹쳐 손보업계의 시름은 더욱 깊어질 전망이다. 손보협회에 따르면 7월 8일~14일 집중호우로 97건의 차량침수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장마철인 6~8월에는 빗길 교통사고로 인한 사망자 비율은 17.5%로 월 평균(8.3%)보다 2배 이상 높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비오는 날 교통사고로 인한 보험료 손해액은 14%가량 높아진다.
상황이 이렇자 일각에서는 자동차 보험료 인상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업계는 보험료 산정의 핵심인 요율을 보험사가 자율적으로 책정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현재 제도상으로는 보험사의 자율권이 보장돼 있지만 의무보험이라는 특성상 당국의 입김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우리나라 차보험료는 다른 나라보다 싼 편”이라며“현실적으로 불가능하겠지만 보험료 인상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금융당국은 보험료 인상보다 손보사들이 자구책을 마련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앞서 최수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달 18일 국제보험회의(IIS) 서울총회 기조연설 후 기자들과 만나 차보험 손해율 급증에 대해 “아직은 특별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구조적인 문제가 있는 것 같진 않고 차보험료 인상도 검토한 바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