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년보다 일찍 무더위가 찾아온 상태에서 절전 관련주들이 증시에서 빛나고 있다. 각종 정부의 지원책과 시장 성장 기대감이 투자심리를 자극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들어 국내 주식시장에서 주가가 가장 많이 상승한 종목 20개 가운데 9개 종목이 스마트그리드, 에너지저장시스템(ESS), 2차전지 등 절전 관련주들이 차지했다.
먼저 에너지절약 전문기업(ESCO)인 에너지솔루션은 이달들어 97%나 급등했고 2차전지 관련주인 일진머티리얼즈(56.3%), 피엔티(39.5%), 피앤이솔루션(27%)이 뒤를 이었다.
중소형주 외에 대형주들의 주가 상승률도 눈에 띈다. 2차전지 관련주인 삼성SDI와 LG화학은 각각 15%, 8.3% 올라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 상승률인 0.6%를 앞질렀다.
이처럼 절전 관련주들이 강세를 보인 배경은 정부가 전력난을 우려해 전력효율화를 강조하고 있기 때문이다.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지난 15일 “전력시스템 효율화를 위해 대규모 발전사업자에 대해 에너지저장시스템(ESS) 설치를 의무화하겠다”고 밝혔다.
ESS는 발전소에서 생산된 전력을 저장했다가 필요할 때 안정적으로 전송하는 장치로, 스마트그리드의 핵심으로 불린다.
한병화 현대증권 연구원은 “ESS의 기본 구성요건인 리튬이온전지, 배터리 관리시스템(BMS), 전력조절 시스템(PCS) 등의 제조기반이 갖춰져 있다”며 “국내관련업체의 성장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2차전지의 경우 전방산업인 전기차가 한때 시장에서 외면당했지만 완성차 업체들이 가격을 낮춰 본격적으로 출시하자 시장 성장 기대감이 작용하고 있는 상태다.
이희철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올 1분기 테슬라는 전기차 모델 S를 당초 예상(4500대)보다 많은 4900대나 판매했다”면서 “2분기에도 5900대 가량을 판매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고 말했다.
스마트그리드 관련주 역시 주목을 받고 있다. 옴니시스템은 주가 상승률 상위 20개 종목에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이달들어 18.12%나 주가가 올랐다.
다만 증시 전문가들은 절전과 관련된 테마주들이 재료 소멸과 함께 급락할 가능성도 있어 실적 등 다양한 각도에서 분석한뒤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