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의 적’ 연예병사, 논란부터 폐지까지 ‘7개월간의 일지’

입력 2013-07-18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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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용섭 국방부 공보담당관(육군 대령)(사진 = 양지웅 기자 yangdoo@)

말 많고 탈도 많았던 연예병사 제도가 16년 만에 폐지됐다. 국방부는 18일 공식 브리핑을 열고 “국방홍보지원대를 폐지한다”며 연예병사 시대의 종결을 알렸다.

징계 수위도 높았다. 지난달 강원도 춘천에서 진행된 6.25 관련 공연 후 일탈을 일삼은 8명의 병사에 대해서는 중징계 7명, 경징계 1명의 결정을 내렸다. 또 15명의 모든 연예병사들이 야전으로 부대를 재배치 받게 됐다.

이로써 군 사기 저하, 군에 대한 국민 신뢰 붕괴의 주된 원인이었던 연예병사는 따끔한 대가를 치르게 됐다. 김관진 국방장관이 나서 사과하고, 국회 국방위에서 격렬한 토론을 일으킨 이번 사건은 군 역사에 한 획을 긋는 획기적인 결과를 가져왔다. 그 시발점은 언제였을까.

지난 1월 1일, 새해 벽두부터 톱스타 커플의 탄생이 장안을 뒤흔들었다. 바로 가수 비(정지훈)와 배우 김태희의 열애 사실이었다. 한 매체는 두 사람의 행적을 추적한 결과 군 복무 중인 비가 휴가나 외박, 외출을 이용해 김태희와 만나온 사실을 공개했다.

초반 두 사람의 러브스토리에 집중했던 대중은 점차 의혹을 제기하기 시작했다. 외출, 외박을 나온 비의 복장이 군인복무규율에 맞지 않았고, 일반 병사보다 몇 배나 많은 외출, 외박에 대한 지적이 발생했다. 의혹은 비 외에도 다른 연예병사들에게 확산됐고, 기본 100일이 넘는 그들의 휴가 일수가 논란을 낳았다.

국방부의 미온적 대처는 적대심을 부추겼다. 징계위원회에 회부된 비는 7일간의 근신 처분을 받았다. 근신은 병 처벌기준 중 가장 낮은 단계의 징계. 솜방망이 징계에 연예병사에 대한 특혜 의혹은 확산됐고, SBS 시사프로그램 ‘현장 21’ 팀은 연예병사의 실상을 취재하기에 나선다.

(사진 = SBS 방송화면 캡처)

지난달 25일 방송된 ‘현장 21’은 강원 춘천시에서 진행된 6·25 전쟁 춘천지구전투 전승행사에 참석한 이후 진행된 연예병사들의 일탈을 고발했다. 이들은 밤늦은 시각 사복차림으로 자유롭게 거리를 활보했다. 휴대전화 소지는 물론이고, 소주와 맥주를 마시며 음주를 즐겼다. 이제 일병이 된 그룹 마이티마우스 멤버 상추와 이병인 가수 세븐은 퇴폐업소까지 출입했다.

지난 2일 다시 방송된 ‘현장 21’에서도 이들의 나태한 군 생활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서로가 서로를 형, 동생이라 호칭했고, 경례와 군기는 어디에도 없었다. 이들의 생활이 만천하에 공개되자 대중의 분노는 극에 달했다. 군대에 대한 불신과 비난이 봇물 터지듯 이어갔고, 국회에서는 연예병사와 기획사, 국방부 간의 암거래 의혹까지 제기됐다.

결국 국방부가 대대적인 감사에 나선지 20여 일만에 연예병사는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15명에 불과한 연예병사는 군 기강을 통째로 뒤흔들며 사회적 공분을 샀다. 이들의 군 기강 문란은 명백한 잘못이고, 법적 책임을 져야함에 마땅하다. 동시에 이들을 소홀히 관리한 국방홍보원 간부들의 책임도 결코 가볍지 않다. 누구나 다 가야 하는 군대, 연예인은 특권이 아니라 하나의 직업일 뿐이다.

▲위용섭 국방부 공보담당관(육군 대령)(사진 = 양지웅 기자 yangd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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