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플로리다에서 총에 맞아 사망한 17세 소년 트레이번 마틴이 35년 전 나였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비무장 상태에서 백인 조지 짐머맨이 쏜 총에 맞아 숨진 고교생 트레이번 마틴에 ‘인종적 유대감’을 표했다. 그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정당방위법을 재고해야 한다고 지적하면서도 ‘인종 갈등’은 경계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아프리카계 미국인들이 트레이번 마틴 사망 사건에 대한 무죄평결 이후 큰 고통을 느꼈을 것”라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짐머맨 사건’ 이후 공식적으로 견해를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정당방위법을 재고해야 한다”면서도 “아프리카계 미국인들은 이번 사건을 많은 경험과 아직도 사라지지 않은 역사를 통해 바라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또 다른 폭력이 일어난다면 마틴의 죽음을 더럽히는 것”이라며 이번 사건이 인종 갈등으로 확산하는 것을 경계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특히 “흑인들은 두려움의 대상이란 사실에 익숙해져 있고 법 적용에 불평등함이 있다는 점을 알고 있다”고 말하면서도 “그래도 미국의 상황은 더 좋아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또 “모든 상황을 슬기롭게 대처하는 마틴의 가족들에게 커다란 존경을 보낸다”며 “이번 무죄 평결을 계기로 우리 모두 자기 성찰 등을 통해 교훈을 얻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플로리다주 배심원단은 지난 13일 마틴을 총기로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히스패닉계 백인 짐머맨에게 정당방위를 인정해 무죄 평결을 내렸으며 평결 직후 미국 주요 도시에서 흑인을 중심으로 시위가 발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