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천하’…일본 경제 어디로

입력 2013-07-22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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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성장 지속 시 과감한 성장전략 펼칠 듯…엔화 움직임은 두고 봐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21일(현지시간) 도쿄 자민당사에서 참의원 선거 당선자들의 이름 옆에 꽃을 붙이며 웃고 있다. 자민당은 이날 지역구와 비례대표 의원을 포함해 총 65명의 후보가 당선되는 성과를 거뒀다. 도쿄/AFP연합뉴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이끄는 자민당과 연립정부 파트너인 공명당이 지난 21일(현지시간) 치러진 참의원(상원) 선거에서 압승하면서 일본 경제의 향방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선거에서의 승리로 아베 총리의 공격적인 경기부양책인 ‘아베노믹스’에 대한 국민의 지지가 다시 한번 확인되면서 정부의 경기부양 기조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일본은 지난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연율 4.1%를 기록하고 주가와 기업실적이 크게 호전돼 아베노믹스가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는 평가다.

다음달 12일에는 2분기 GDP 성장률이 발표된다. 전분기처럼 4%대의 높은 성장세를 지속하면 아베 총리가 과감한 성장전략이 가속화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예상했다.

아베 총리는 이날 밤 한 심야 TV쇼에 출연해 “다음달 4~6월 GDP 집계가 나온다”면서 “각종 경제지표를 고려해 디플레이션 탈피와 재정 재건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 판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베는 취임 이후 공격적인 재정정책과 통화정책, 성장전략 등 ‘세 가지 화살’로 일본 경제를 살리겠다고 공언해왔다.

이미 적극적인 재정정책과 통화정책을 펼치고 있는 상태이며 규제완화와 구조조정 등 성장전략은 초기 단계다.

9월말 당직 인사와 내각 개편을 거쳐 10월 초에 일본 경제 최대 이슈 중 하나인 내년 4월 소비세 8% 인상안이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

선거 승리로 자민당은 예정대로 소비세 인상을 확정할 가능성이 크다. 자민당의 2인자인 이시바 시게루 간사장은 이날 TV에 출연해 “소비세가 오르는 것이 경제 자체에 도움을 주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아베 총리는 법인세 인하와 각종 규제 철폐 등을 골자로 하는 2차 성장전략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아베는 지난 6월 성장전략을 발표했으나 법인세 인하 등 알맹이가 빠져 시장의 냉담한 반응을 얻었다.

이번 참의원 선거 승리로 자민당이 주도하는 헌법 개헌 논의도 급물살을 탈 예정이다. 자민당은 이미 전쟁과 군대 보유를 금지한 헌법 9조 개정을 선거 공약으로 내걸었다.

이미 중의원(하원)에서는 개헌에 필요한 3분의 2 이상의 의석을 확보했다. 그러나 참의원에서는 자민당 연립 파트너인 공명당이 개헌에 반대해 3분의 2에 해당하는 162석에는 부족하다. 그러나 야당인 민주당에도 개헌에 적극적인 의원들이 있어 정계 재편을 거치면 1947년 이후 첫 개헌이 가능하다.

한편 이번 참의원 선거를 놓고 엔화 가치에 대해서는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달러·엔 환율 추이. 22일 100.41엔. 블룸버그

소시에테제네랄의 키트 주크스 투자전략가는 “아베는 중의원과 참의원 모두를 장악해 엔화 가치를 앞으로 뚜렷하게 낮출 정책적 추진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면서 “달러·엔 환율이 단기간에 110엔대로 치솟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노무라증권의 이케다 유노스케 외환 전략 대표는 “많은 외국인 투자자가 자민당 혼자만으로도 참의원 과반을 확보할 것으로 내다봤기 때문에 이번 선거 결과는 사실 기대에 못 미친다”면서 “달러·엔 환율은 100~105엔에서 답보 상태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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