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강대 초대총장 데일리 신부 흉상 제막

입력 2013-07-22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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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학번 박정철씨 모금운동

▲한국진행위원장 경제학과 65학번 류명렬(왼쪽)씨와 서강대 초대총장인 ‘故 존 P.데일리 신부 흉상 건립 및 장학금 모금 추진위원회’ 위원장 서강대 사학과 60학번 박정철씨의 모습.

"50여년간 이어진 신부님과의 인연으로 삶이 달라졌어요. 그분의 가르침 덕분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죠. 이제 학교에 모셨으니 외롭지 않으실 겁니다."

지난 19일 서울 마포구 신수동 서강대 로욜라동산에서 이 학교 초대 총장 존 p.데일리(1923∼2011) 신부의 흉상 제막식이 열렸다. 지난해 9월부터 데일리 신부 흉상 건립을 위한 모금 운동이 진행됐고 고인의 이름을 딴 장학금도 만들어졌다.

모금 운동을 처음 제안한 사람은 50여년 전 데일리 신부의 수업을 듣고 그와 우정을 쌓은 한 동문이었다. 이제는 노신사가 돼 캠퍼스를 다시 찾은 박정철(73·사학과 60학번)씨는 제막식 참석차 미국에서 건너왔다.

미국에서 태어난 데일리 신부는 1961년 가톨릭 예수회가 세운 서강대학(서강대의 전신)에 영문과 교수로 부임해 학생들을 가르쳤다. 1963년 2대 학장을 지냈고 1970년 종합대로 승격되면서 초대 총장을 맡았다.

서강대 고유의 엄격한 학사관리는 그 시절 훨씬 혹독했다고 박씨는 전했다. 영문과로 입학했던 박씨는 수업을 따라가기가 벅찼고 급기야 1학년을 마치고 학교를 그만둬버렸다. 그러고 나서 사업하는 아버지를 따라 홍콩으로 건너갔다.

몇 달 후 데일리 신부가 그를 찾아왔다. 세미나 참석차 홍콩에 왔다는 그는 "허송세월하지 마라"고 다그치며 박씨를 다시 학교로 이끌었다. 제적 위기에 몰렸던 그는 졸업 성적이 평점 3.0을 넘을 정도로 우등생이 됐다.

데일리 신부는 암과 싸우다 2011년 12월 선종했고 박씨는 장례식에서 조사를 낭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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