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매수수료 없이 상품간 이동이 가능해‘변동장세 우산’으로 불리는 엄브렐러펀드가 부진한 수익률로 대규모 환매에 시달리고 있다.
23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변동성이 확대된 지난 3개월간 엄브렐러펀드에서는 2조4594억원이 순유출됐다. 6개월(2조3790억원), 1년(2조3148억원), 3년(4조1479억원), 5년(6조7865억원) 등 장단기 구간에서도 자금이 ‘썰물’처럼 나가고 있다. 전 유형 가운데 가장 많은 규모다.
엄브렐러펀드는 가입자 스스로 투자비중을 조절할 수 있는는 펀드다. 우산살 처럼 모(母)펀드 아래 주식형, 채권형, 인덱스 등 성격이 다른 여러 자(子)펀드를 두고 있다. 가입자가 강세장이 예상될 경우 주식형에, 조정장이 우려될 경우 채권형으로 갈아타 위험을 분산할 수 있다.
환매수수료 없이 그때그때 장세에 따라 다양한 유형의 펀드들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매력이다. DIY(Do It Yourself) 펀드, 카멜레온 펀드란 별칭이 붙은 이유도 이 때문이다.
문제는 미래 시장상황을 정확하게 예측하는 투자자가 많지 않다는 점이다. 당시 상황에 맞춰 한발 늦게 편입비중을 조절하다 보니 자연히 수익률도 부진하다.
실제 91개 엄브렐러펀드의 3개월 평균 수익률은 -4.33%를 기록하고 있다. 같은기간 국내주식형(-2.48%)를 2%포인트 가까이 하회하고 있는 것이다. 6개월(-4.95%), 1년(-4.78%)는 시장수익률을 소폭 앞서고 있지만 1년(-1.97%), 3년(2.27%), 5년(7.85%) 등 장기 수익률은 미미한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장·단기 수익률이 꾸준한 펀드를 골라야한다고 조언한다. 연초후 수익률이 가장 우수한 펀드는 ‘한화유로증권전환형’으로 12.61%의 성적을 거두고 있다. 이 밖에 ‘우리마이베어마켓’(10.84%), ‘한국투자엄브렐러리버스인덱스’(10.08%), ‘한화프리엄브렐러BEAR인덱스’(9.92%), ‘KB스타코리아리버스인덱스’(9%) 등도 호조를 보이고 있다.
김후정 동양증권 연구원은 “주식시장 흐름을 잘 알지 못한 채 펀드를 너무 자주 이동하면 오히려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