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최근 한강에 투신한 여성을 민간인 도움으로 구조하고도 이를 숨긴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되고 있다. 경찰의 공을 알리기에 급급한 나머지 민간인의 공을 묵과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26일 경찰에 따르면 지난 22일 한강시민 공원 내에서 평소 우울증을 앓고 있던 이모(19)씨가 술을 먹고 한강에 투신, 자살을 기도했다.
이후 송파경찰서 소속 이상직(46·사진 왼쪽) 경위와 김영규(22·오른쪽) 의경은 "친구가 물에 빠졌다"는 신고를 받고, 현장으로 출동했다. 당시 상황은 긴박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철제 난간을 움켜쥐고 있던 이양이 친구들에게 "나 이제 간다"는 말과 함께 난간에서 손을 놓아버렸기 때문이다.
두 사람은 곧바로 강 하류로 뛰어갔다. 30m가량을 전력 질주한 김 의경이 구명조끼를 입은 후 한강으로 뛰어들었고, 이 경위는 구명조끼에 고정한 밧줄을 틀어쥐었다.
신고를 받은 후 이양을 구조해 구급차에 태워 서울 아산병원으로 옮기는 데까지는 걸린 시간은 15분에 불과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드러나지 않은 것이 있다. 바로 자살 여성을 구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잠실 수상스키장 안전요원 이한결(21) 씨다.
송파경찰서는 앞서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잠실지구대 소속 이상직 경위와 김영규 의경이 지난 22일 한강에 투신한 10대 여성을 구조했다"고 밝혔지만, 이 씨에 대한 언급은 그 어디에도 없었다.
이후 송파서는 홈페이지에 용감한 시민 관련 내용을 묵과한 것을 질타하는 글이 게재되자, “이는 보고상 착오”라고 해명하는 한편 뒤늦게 이씨에게 감사장을 수여할 계획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