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77학번에 이어 뜨는 학번이 있다. 바로 82학번이다.
‘파리’라는 발음으로 일명 똥파리라는 별칭으로 불린 학번이다. 이들 중에 유독 두각을 나타내는 인물이 많은 이유는 ‘입학정원’에서 찾을 수 있다. 당시 1980년 입시제도 개혁으로 졸업정원제가 실시되면서 입학정원이 크게 늘어나 82학번의 수는 70학번대보다 많다.
게다가 82학번의 주류인 1963년 출생자는 베이비붐 세대(1955~63년)의 마지막 해에 걸려 있어 인구가 많다. 그만큼 높아진 경쟁률을 뚫고 서울대 82학번 타이틀을 쟁취한 셈이다.
최근 한국은행 최초의 여성임원에 오른 서영경 한은 부총재보는 82학번이다. 한은 측은 서 부총재보를 발탁한 배경으로 부드럽고, 소신있는, 신중한 성품을 우선 고려했다고 설명한다. 한은 최초 여성 1급 부서장으로서 업무를 수행하는 데 필요한 자질을 모두 갖췄다는 평가다.
서 부총재보는 지난 2011년부터 약 3년 만에 팀장급에서 부총재보까지 도약하면서 한은 내에서 드물게 여성 파워를 보여줬다.
유상대 한은 국제국장, 정상돈 한은 총재 비서실장은 서 부총재보와 함께 한은 82학번으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새 정부 들어 금융위원회의 ‘넘버2’로 발탁된 정찬우 금융위 부위원장 역시 눈여겨 볼 82학번이다.
정 부위원장은 민간 출신으로서 미국에서 학위를 받은 후 한국금융연구원을 거쳐 전남대 경영학과 교수, 한국금융연구원 부원장 등을 역임했다. 학자 출신이지만 다양한 정부 부처 업무를 계속해 온 금융정책 전문가로 인정받고 있다. 특히 박근혜 정부의 주된 금융정책 과제인 서민금융 등에 강하다는 평가다.
김철주 기재부 공공정책국장, 유광열 기재부 국제금융협력국장 등도 서울대 82학번이다. 기재부의 경우 한부처에 서울대 82학번 출신들이 여럿 있다.
이외 금융업계의 대표적 서울대 82학번 출신 인물로는 미래에셋증권 변재상 대표가 있다. 또 정준호 삼성경제연구소 전무 등의 활약도 눈여겨볼 만하다. 정 전무는 최근 KB금융지주 부사장 후보로 물망에 오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