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동주의 투자자이자 헤지펀드 거물인 다니엘 롭 서드포인트 최고경영자(CEO)가 소니에 또 한 번 사업 분할 압박에 나서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다니엘 롭 CEO는 소니가 영화와 음악 사업에 대해 분사 해야 한다는 주장을 한층 강화했다고 30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롭은 소니에 보내는 서한에서 영화 사업 부진을 지적하면서 미카엘 린톤 소니 엔터테인먼트 CEO와 에이미 파스칼 소니픽처스 엔터테인먼트 회장을 강력 비판했다. 그는 “회사가 영화사업부분을 ‘천덕꾸러기’로 취급하고 있다”며 “현재 회사가 투자자 사이에서 저평가되고 있다”며 회사의 조직 개편을 요구했다.
서드포인트는 10억 달러(1조1100억원) 이상을 투자해 소니 지분 7%를 보유하고 있다.
이에 대해 FT는 롭이 지난 5월 엔터테인먼트 사업부 분할을 요구했을 때보다 더 공격적인 발언을 했다고 평가했다.
앞서 롭은 지난 5월 엔터테인먼트 사업의 지분 15~20%를 처분하고 이를 통해 확보한 자금으로 가전사업에 집중해야 한다고 주장해 엔터테인먼트사업부 출신인 히라이 가즈오 소니 CEO를 난처하게 만들기도 했다. 실제로 롭의 등살에 못 이겨 가즈오 CEO는 지난 6월 정기주주총회에서“소니 이사회가 수익성 회복을 위해 서드포인트가 제안한 엔터테인먼트 사업부 분사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롭은 “소니 엔터테인먼트는 불필요하게 큰 회사구조와 마케팅 예산을 갖고 있으며 무능력한 임원들에게 고액의 연봉을 지급하는 등 형편없이 운영되고 있다”며 “투자자들에게 수익을 주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의 비판처럼 소니픽처스는 올여름 힘든 시기를 보내야만 했다. 할리우드 간판스타 윌 스미스를 전면에 내세운 ‘애프터어스’와 채닝 테이텀이 주연을 맡은‘화이트하우스다운’ 등 야심 차게 준비한 블록버스터 영화 두 편이 모두 저조한 수익을 냈기 때문이다.
롭은 “이러한 흥행 참패에도 히라이 CEO가 영화사업부에 크게 걱정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 당혹스럽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소니는 다음달 1일 실적 발표를 앞두고 답변을 거부하고 있는 상태다.
다만 회사는 “가전사업 부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엔터테인먼트 사업부와 금융서비스사업이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도록 강화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행동주의 투자자로 유명한 롭은 지난주 주요 주주로 있던 야후 주식 4000만주를 처분하고 지분율을 2%대 미만으로 낮췄다. 그는 지난해 야후 스콧 톰슨 전임 CEO의 학력 위조 사실을 적발해 그를 내쫓고 구글 출신인 마리사 메이어를 신임 CEO로 영입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인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