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군사법원이 30일(현지시간) 폭로 전문 사이트 ‘위키리크스’에 군사·외교 기밀자료를 넘긴 혐의로 기소된 브래들리 매닝 일병의 이적 혐의에 대해 무죄 평결을 내렸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매닝에 대한 심리를 맡은 데니스 린드 군사법원 판사는 이날 메릴랜드주 포트미드 군사법정에서 열린 재판에서 이런 내용의 평결문을 발표했다. 그러나 법원은 매닝에게 적용된 간첩법 위반 혐의 등에 대해서는 대부분 유죄를 인정했다.
앞서 매닝 일병은 2009·2010년 이라크전에서 정보분석병으로 활동하며 정부 기밀문서를 무단 반출한 혐의로 재판을 받았다. 전문가들은 매닝이 최대 징역 20년형을 받거나 간첩 및 이적 혐의가 인정되면 종신형까지 받을 수 있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 평결에서 법원은 간첩법 위반, 반역죄 등 20여개의 혐의 가운데 핵심 항목인 이적 혐의에 대해 무죄라고 결론을 내 매닝이 종신형은 피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매닝 스스로가 유죄를 인정한 10개 혐의만으로도 20년 징역형을 선고받을 수 있으며 린드 판사가 높은 형량을 적용하면 사실상 종신형인 100년 이상의 징역형을 내릴 수도 있다고 저널은 전했다. 매닝에 대한 선고 공판은 31일 시작된다.
변호인 측은 법원이 유죄 판결을 내릴 경우 항소를 진행한다는 방침이어서 최종 결론은 대법원에서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
위키리크스는 이날 성명을 통해 “오늘 평결은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위험한 국가안보 극단주의를 반영한 것”이라며 “언론 자유 측면에서도 매우 위험한 선례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평결은 최근 미국 국가안보국(NSA)의 기밀 감시프로그램 존재를 폭로한 전직 중앙정보국(CIA) 요원 에드워드 스노든에 대한 논쟁이 뜨거워지는 가운데 나와 더욱 관심을 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