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스마트]조규곤 파수닷컴 대표 “보안산업 육성? 결국 투자가 답이죠”

입력 2013-08-05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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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내 디지털 문서의 불법 사용을 막아주는 ‘디지털 저작권 관리(DRM)’ 토종 벤처기업이 글로벌 선두기업으로 발돋움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주인공은 기업 문서보안 솔루션의 일종인 DRM 전문기업 파수닷컴의 조규곤 대표다.

파수닷컴은 DRM 분야에 관한 한 국내 원조격에 해당하는 기술 벤처기업.

조 사장이 처음 DRM 기술을 접한 건 불법 복제가 판을 치던 13년 전. 당시만 해도 콘텐츠의 개념도, 시장도 없었다.

“당시 지금 개념으로 치면 ‘클라우딩’ 서비스와 흡사한 걸 이미 그때 하고 있었던 겁니다.”

조 대표는 “파수닷컴 서비스에 가입하면 콘텐츠도 보호하고 결제 서비스도 같이 했다”면서 “문제는 콘텐츠 시장이 없었다”고 말한다.

소비자도 준비돼야 하고 소비할 수 있는 플랫폼도 있어야 했다. 파수닷컴이 초반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었던 것은 당연했다고 술회한다.

조 대표의 안목과 끈기 덕분일까. 그가 이끄는 파수닷컴은 현재 동영상과 문서파일 등에 쓰이는 DRM 원조 기업으로 꼽힌다.

국내 기업용 문서보안 시장의 60%를 선점하고 있으며 암호화권한제어사용자 인증 기술 등 총 22개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1999년 창업 이래 현재 직원 220명과 1100개 고객사를 거느린 어엿한 중견기업으로 성장했다.

조 대표가 DRM을 처음 만나게 된 것은 삼성 SDS 재직 시절 사내 벤처를 꾸리면서다.

조 대표의 첫 직장은 삼성전자 컴퓨터사업부. 조 대표는 하드웨어 중심의 업무를 하다 보니 소프트웨어를 상품화산업화시켜 봐야겠다는 생각에 당시 미국 유학을 결심한다.

그는 미국과 한국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큰 차이를 느껴 유학을 결심했고, 결국 귀국 후 택한 곳이 바로 삼성SDS다. 삼성전자 컴퓨터사업부에서 소프트웨어를 담당했던 부서가 삼성SDS가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 대표는 “삼성SDS의 주된 사업은 SI였다. 그 사업을 잘 운영하려면 세상에 나와 있는 소프트웨어를 다 파악해야 했다. 세상에 나와 있는 기술과 솔루션 분석, 그중 하나가 DRM이었다”고 말했다.

조규곤 대표는 회사에 이 기술을 소개했고 당시 삼성SDS 대표이사는 조 대표에게 업무를 위임했다. 조 대표는 “당시 디지털콘텐츠를 물건처럼 사고팔 수 있게 하려면 불법복제를 막을 방법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면서 “DRM 분석을 하다 보니 비전도 있고 꼭 필요한 기술이라고 판단해 DRM에 승부를 걸게 됐다”고 말했다.

8개월 동안 사내 벤처로 DRM을 분석하던 당시 그의 나이는 44세. 늦깎이 벤처기업가 조규곤은 2000년 6월 파수닷컴을 창업, 벌써 14년째 한우물을 파고 있다. 조 대표는 현재 지식정보보안산업협회 회장 직함이 하나 더 있다. 일찍이 문서보안 시장에서 발빠르게 대처하며 ‘보안’의 중요성을 파악했기에 보안산업 전체에 대한 애정도 남달랐다.

그는 “결국 보안산업을 키우려면 보안 인력을 많이 양성하는 게 핵심”이라며 “정부가 이 분야에 투자를 집중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보안 사고가 잇따라 터지면서 공공기관, 금융권을 중심으로 시큐어코딩이나 망 분리 등 의무화 바람이 불고 있는 것도 결국 투자를 시급히 서둘러야 하는 배경이라고 설명한다.

조 대표는 소프트웨어 유지보수 요율에 대해 목소리를 내며 정부의 적극적 투자를 주문한다.

그는 “예를 들어 주기적으로 스마트폰 OS를 업데이트하듯 SW도 모든 게 고정될 수 있으면 하드웨어로 만드는 게 편하다”면서 “SW는 본질적으로 바뀔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업그레이드가 안 되는 SW는 바보 같은 것”이라며 SW 유지보수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조 대표는 “유지보수 비용의 경우 글로벌 회사들은 SW 구매금액의 평균 15~20% 정도를, 국내의 경우 6~10% 수준을 지불하는 수준”이라고 지적한다.

이어 “지금 SW 회사로 상장돼 있는 투비소프트란 회사가 지난해 30억원 규모의 이익을 냈는데, 외국의 경우 유지보수율 15~20% 기준이면 80억~100억원을 냈을 것”이라며 “그 정도 수익이면 주가나 기업 가치가 몇 배 차이 날 것”이라고 말해 낮은 SW 유지보수비율 개선을 촉구했다.

조 대표는 스타트업과 1인 기업을 준비하는 젊은이들에게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지금 우리가 추구하는 건 1인 SW 기업을 만드는 게 아니고 결국 작은 기업이 모여 구글이나 애플 같은 기업을 배출, 전체가 잘살자라는 그림”이라며 “최근 정부가 보내는 메시지를 보면 젊은이들이 마치 취업하기 싫어서 기업을 만들고 그게 벤처인 것처럼 느낄까 봐 우려되는 부분도 있다”고 경계의 목소리도 높였다. 조 대표는 “13년 전 DRM 사업에 뛰어들었을 때 힘들다고 포기했다면 지금의 파수닷컴도 없다. 끝까지 포기하지 말라”고 강조했다.

조규곤 대표 약력

△1959년 강원도 강릉 △1981년 서울대 전기공학과 졸업 △1983년 서울대 전기공학과 석사 △1992년 미국 럿거스대 컴퓨터공학박사 △1983년 삼성전자 선임연구원 △1992년 삼성SDS 기술연구소 오픈솔루션센터장, 삼성SDS 사내벤처 NuTrust 사장(파수닷컴 전신) △2000년 파수닷컴 대표이사 △2002년 정보통신부장관표창 △2006년 SW산업발전 유공 정부포상 대통령 표창 △2013년 지식정보보안산업협회(KISIA) 회장, 금융안보포럼 부회장, 한국DRM협의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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