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정부지’ 전세가율… 80% 아파트도 수두룩

입력 2013-08-05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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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7월 전세가 평균 57.3% 전달보다 0.6%P 올라… 전세대란 가능성 매매 활성화 대책 시급

최근 전세가격이 치솟으면서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이 고공행진을 펼치고 있다.

5일 KB부동산알리지 등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의 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 비율은 57.3%로 전달 56.7%보다 0.6%포인트 높아졌다. 특히 서울 25개 구 중 8개 구에서 전세가율이 60%를 넘어섰다. 전세가율은 성북구가 64.7%로 가장 높고 △관악구 62.0% △서대문구 61.9% △동대문구 60.6% △강서구 60.4% △동작구 60.4% △구로구 60.3% △중구 60.2% 등의 순이다.

전세가율 상승은 무엇보다 집값 상승 기대감이 현저히 줄어들면서 매매로 돌아서야할 수요들이 전세시장에 남아있는 요인이 크다. 이미윤 부동산114 과장은 "대출을 받아 집을 사더라도 집값이 떨어질 경우 이자 부담이 커지는 데다 재산세 등 세금까지 내야 하기 때문에 전세에서 매매로 전환하는 경우가 많지 않다"며 "아울러 전세금 대출 비중이 높다는 점도 매매 전환 수요를 가로막고 있다"고 설명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서울·수도권에서도 전세가율 80% 내외의 아파트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서울 성북구 종암동 삼성래미안 전용 59㎡ 전셋값은 2억4000만원, 매매값은 3억원 수준으로 전세가율은 80% 선이다. 동대문구 전농동 SK 아파트 59㎡은 전셋값이 2억1000만원으로 매매(2억5000만원)로 갈아타는 비용이 4000만원 밖에 차이나지 않는다.

경기도 평택시 지산동 KCC 스위첸 114㎡의 전세가율은 무려 90%로 전셋값(2억8000만원)과 매맷값(3억원)의 차이는 2000만 수준이다. 이밖에 수원과 안양, 안산, 화성 등 수도권 곳곳에서 전셋값에 3000만~4000만원을 더하면 매매로 갈아탈 수 있는 아파트가 수두룩하다.

군포시 산본동 D부동산 관계자는 "전세를 찾는 수요도 예년에 비해 줄었지만 워낙 전세물건이 없어 가격도 조금씩 오르고 있다"며 "워낙 어려운 시장이라 목돈을 들여 집을 장만하는 것에 대해 불안해하는 경우가 많다"고 시장 상황을 전했다.

때문에 본격적인 가을 이사철을 앞두고 수도권 전세대란이 재현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KB국민은행 7월 기준 전국 주택 기준 전세가격은 2008년 말보다 30.98% 뛰었다. 같은 기간 매매가격 상승률(10.21%)의 3배에 이른다. 전세가 상승률은 2010년 7%, 2011년 12%, 지난해 3.5% 수준이었다. 올해 상반기에만 전국의 아파트 전세가격 상승률은 2.75%에 달한다.

전세가격 시가총액도 1300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돼 약 2200조원 규모인 주택 가격 시가총액의 절반을 이미 넘어섰다. 문제는 전세값 폭주가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고착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은 지난주 0.1% 오르며 50주 연속 상승세를 기록했다. 반면 매맷값은 10주째 하락세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팀장은 "아파트 전세가격은 수요가 몰리는 한강 부근과 수도권 남부에서 특히 많이 올랐다"며 "전세난 해소를 위해선 매매 활성화 대책을 마련해 전세 수요를 매매 수요로 돌려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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