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진안군 부귀면 거석리에 사는 김순자(74)씨가 가족과 헤어져 홀로 살아온 지 52년 만에 혈육을 만나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52년 전 장터에 나왔다가 길을 잃은 김씨는 부귀면에 정착해 50여 년을 살았다. 그러던 중 지난 4월 말 부귀면 민원계 송태환 계장에게 자신의 사정을 털어놨고 송 계장은 김씨에게 들은 가족상황을 토대로 인터넷 추적과 현장답사 등 끈질긴 조사 끝에 김씨를 가족과 만나게 해줬다.
김씨의 고향은 전남 광양시 봉강면 석사리 명암마을로 일곱 자매 중 셋째 딸인 것으로 밝혀졌다.
부모님은 세상을 떠났지만 언니, 동생과 상봉해 혈육과 오랜 회포를 풀며 행복한 순간을 만끽했다.
하지만 1983년 김씨 모친은 딸이 집을 나간 후 소식이 없자 사망신고를 해 호적과 가족관계등록부가 없어졌다.
이 때문에 김씨는 주민등록증이 없어 복지혜택 등을 받지 못했다.
송 계장은 법률 절차의 자문을 받아 광주지방법원 순천지원에 사망신고된 호적 부활과 가족관계등록부 작성 허가신청을 안내했다. 이 같은 노력으로 지난달 순천지원 판사의 허가 결정을 받아 김씨는 호적부활과 함께 주민등록번호를 발급받았다.
김씨는 “살아오면서 가족을 찾고 싶었으나 엄두도 내지 못했는데 면 직원의 도움으로 가족도 찾고 주민등록증도 받게 됐다”며 “가족을 찾게 해 준 공무원에게 감사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