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근배(73) 시인이 한국 현대시 역사의 주요 시인 100명의 시집을 묶어 ‘한국대표명시선100’ 시리즈를 완간했다.
이 시인은 “한국인들이 오랫동안 사랑해온 서정시를 중심으로 친일과 월북, 좌우 이념을 뛰어넘은 모국어를 빛낸 기여도와 시문학사에 끼친 영향을 고려해 시인을 선정했다”고 말했다. 그는 “객관적이고 공정한 선정이 이뤄질 수 있도록 개인적인 선정 의지보다 문학사와 작품성을 감안했다”고 덧붙였다.
시인 목록엔 공초 오상순(1894∼1963)부터 김소월, 정지용, 윤동주, 백석, 김수영, 김영랑, 김현승, 서정주, 김광균, 김춘수 등 현대시를 대표하는 시인들이 포함됐다. 아울러 생존 시인 중에서도 고은, 신경림, 김남조, 마종기, 유안진, 오세영, 김지하, 문정희, 정호승, 안도현, 김용택, 도종환 등이 들어갔다.
선정된 100명은 1920∼1980년대 등단한 시인들이다. 시조시인 19명이 포함돼 시와 시조를 아울렀다.
100명으로 압축하는 과정에서 황동규, 이성복, 황지우 등 본인의 거절이나 섭외 문제 등으로 빠진 시인들도 있다. 저작권 문제가 있어 작고 시인 가운데 기형도 시인도 빠졌다.
이 시인은 “한국 현대시 100년 역사에 ‘한국시선집’이 출간되지 않는 것은 출판계와 문단, 그리고 우리 사회가 함께 깊은 성찰을 해야 될 일”이라며 “자라나는 세대에 모국어의 교과서가 되고 정서의 영양제가 되는 시를 거슬러 올라 읽히고 가슴과 머리에 깊이 새겨주고 싶었다”고 전했다.
만해사상실천선양회는 사업을 지원했지만 시인 선정 등에는 관여하지 않았다. 이 시인은 독자 반응과 시인들의 참여도를 살펴 후속 시선집도 낼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