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칠 것 없던 한류 갈데까지 갔나? [한류가 심상치 않다]

입력 2013-08-09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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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장선정유사 콘텐츠 질렸다”… 反한류 조짐도창작제작자에 자율성 부여 ‘킬러 콘텐츠’ 키워야

우리시대 최고의 거장 김종학PD가 극단적 선택을 해 큰 충격을 줬다. 드라마 제작사들은 한편 드라마를 만들고 이내 쓰러지고 만다. 한류 거리로 유명한 일본 신오쿠보 지역은 주말에 발 디딜 틈이 없었지만 이제는 한산하기만하다. 대신 일본 우익의 반한 시위대가 한류 거리를 차지했다. 싸이의 ‘강남스타일’ 반짝한 이후 K-POP의 열기가 점차 식고 있다. K-POP 최대 해외시장인 일본의 엔저로 대형 연예기획사의 수입은 감소하고 있다. 중국에선 프라임타임대에 한국 드라마를 볼 수 없다.

또 다시 한류 위기론이 등장하고 있다. 일반인과 전문가, 현업종사자들 사이에서 한류(韓流)가 한류(寒流)로 전락하고 있다는 주장이 강력하게 제기되고 있다. 한류의 정체 혹은 침체의 징후와 현상들이 일본, 중국 등에서 속속 포착되고 있다. 한류 침체의 직격탄은 드라마 제작사나 연예 기획사 등 국내 대중문화계와 문화산업계를 강타하고 있다.

한류 위기론은 1997년‘사랑이 뭐길래’등 드라마가 중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얻고 1998년 HOT에 대한 열기가 폭발하면서 시작됐던 한류 초창기부터 줄기차게 제기돼 왔다. 하지만 최근의 한류의 침체의 현상들은 이전과 질적으로 다른 의미를 내포한다.

한류가 일시적 열풍을 넘어 글로벌 사회로부터 주류 문화로 인정받기위해서는 지속성과 함께 세계성을 겸비한 신한류로 질적 도약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또한 SNS과 유튜브, 스마트폰 발달을 비롯한 콘텐츠를 제작, 유통, 그리고 수용하는 미디어 패러다임이 혁명적으로 변화하고 있는 환경에 적극적으로 대응해 한류를 진화시켜야한다.

하지만 최근 한류는 세계의 주류문화로 진입하지 못하고 급변하는 미디어 패러다임에 적극적인 대응을 하지 못한 채 침체 증후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드라마 중심의 한류 1.0시대, 그리고 K-POP중심의 한류 2.0시대가 막을 내리고 한류 3.0시대가 열리고 있지만 전세계인을 사로잡을 한류 킬러 콘텐츠는 부족하기만 하다.

이 때문에 국내외 전문가와 한류 소비자들은 한류 지속성에 대해 회의적 시각을 보이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산업교류재단이 지난해 2월 중국 일본 미국 프랑스 등 9개국 외국인 36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한류의 지속 기간을 묻는 설문에 ‘이미 끝났다’라고 답한 사람이 11%, 1~2년 20%, 3~4년 29% 등 4년 이하로 본 사람이 60%에 달했다. 반면 10~14년 13%, 15~29년 4%, 30년 이상 8%였다. 삼성경제연구소가 5월 한국 CEO 246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도 한류지속 가능 기간에 대해 비관적인 의견이 주류를 이뤘다. 조사결과 ‘이미 끝났다’고 응답한 사람은 2%, 3년 이내 17%, 3~5년 28%로 5년 이내가 47%였고 5년 이상이라고 답한 사람은 40%였다.

외국인들은 한류의 문제점으로 콘텐츠의 획일성, 지나친 상업성, 너무 한국적인 내용으로인한 공감부족, 한류의 한국 정부주도, 과도한 공급량, 다른 문화와 유사성, 선정성 등을 꼽았다. 또한 한국인들은 한류의 발전 장애 요인으로 아이돌 가수 일변도, 반한류, 유사한 드라마 양산, 외국의 한류모방, 스타부재를 들었다.

‘겨울연가’윤석호PD는 “최근 한국적 가치를 보편적 정서로 녹여낸 드라마들 대신 독한 막장 드라마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획일적인 콘텐츠가 한류에 부정적 영향을 끼친 것 같다. 보다 창의적이고 다양한 한류 콘텐츠가 나와야한다”고 말했다.

새로운 도약을 할 상황에서 한류가 한류(寒流)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와 현업 종사자들은 한류가 재도약하기위해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충남대 김수정 언론정보학부 교수와 서현동 서현동 CJ E&M 글로벌사업팀 팀장, 배경렬 포레스타엔터테인먼트 대표 등은 “한류가 다시 도약하기위해서는 콘텐츠의 경쟁력 강화와 상호교류 활성화를 통한 반한류 해결, 새로운 미디어 환경과 마케팅 창구에 대한 순발력 있는 대응 등을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이들은 정부가 앞장서 한류를 이끌려는 의도를 드러내면서 반한류가 거세진다면서 정부가 창작자, 제작자나 한류 인프라 구축에 지원을 하되 일정한 거리를 두고 간섭을 배제하며 창작자나 제작자에게 최대한 자율성을 부여하는 ‘팔길이 원칙(arm’s prilciple)을 견지해야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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