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LG전자와 팬택은 각각 ‘LG G2’와 ‘베가 LTE-A’를 출시하며 기선제압에 나섰다. 현재 LG전자가 국내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에서는 앞서 있지만, 기술력을 앞세운 팬택이 언제 치고 올라올 지 모르는 상황이다.
두 회사는 신제품 홍보를 ‘가로수 길’에서 동시에 실시하며 신경전을 펼치고 있다. 지난 7일 팬택은‘베가 LTE-A’를 소비자들이 체험할 수 있는 팝업스토어를 서울 강남구 신사동 가로수길에 열었다. 공교롭게 LG전자도 다음 날 가로수길에 팝업스토어를 오픈했다. 팬택 매장과는 길 맞은편에 위치해 있다.
조영식 팬택 마케팅전략실장(상무)은 “젊은층 유동인구가 많은 곳에서 베가 LTE-A를 알리고 싶어서 가로수길을 택했는데 설치를 마치고 보니 바로 맞은편에 LG전자가 팝업스토어를 준비 중이어서 당황스러웠다”고 털어놨다.
이에 대해 마창민 LG전자 한국마케팅담당 상무는 “LG G2의 이미지를 좀 더 젊은 세대와 가깝게 가기 위해 가로수 길로 정한 것이다. 팬택 체험 매장이 거기에 있는지 사실 몰랐다”고 밝혔다.
LG G2와 베가 LTE-A의 유사성 논란도 나오고 있다. LG전자가 지난 7일(현지시간) LG G2 뉴욕 행사에서 집중적으로 내세운 특징은 ‘휴대폰을 손에 쥐는 법’이다. 스마트폰 크기가 커지면서 소비자들이 단말기의 양 끝을 잡는 대신 집게손가락이 스마트폰 뒷부분 중앙에 놓이는 방식으로 변화한 점에 착안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 같은 후면 사용자경험(UX)은 팬택이 ‘베가 넘버6’에서 처음 시도했다. 팬택은 베가 LTE-A에서도 후면 터치 기능을 강화하고 후면 센서를 통한 지문인식 기능을 넣었다. LG G2의 ‘게스트모드’와 베가 LTE-A의 ‘시크릿모드’도 다소 비슷하다. 게스트모드는 두 가지 잠금패턴을 등록, 타인이 사용할 때는 제한된 앱만 사용할 수 있다. 시크릿 모드는 지문인식기능을 통해 사용자의 개인정보와 중요한 내용을 타인으로부터 감출 수 있다.
이처럼 다양한 부분에서 신경전을 벌이고 있지만, 두 회사의 속마음은 서로 다르다. 팬택은 LG전자와 대결구도를 통해 ‘동급’ 혹은 ‘우리가 더 앞섰다’는 이미지 구축을 노리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는 최근 팬택에 지분 투자를 하고 모바일숍에서 팬택 제품을 판매하는 등 지원군 역할을 하고 있다.
반면, LG전자는 LG G2를 통해 세계 시장에서 삼성전자, 애플과 어깨를 나란히 하려는 계획이었지만, 국내 시장에서 팬택과 2등 다툼을 벌이는 ‘원치않는 처지’에 놓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