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에서 월세로 거주하는 가구의 비율이 4가구 중 1가구 꼴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국토교통부가 최근 발표한 ‘2012년도 주거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수도권 주택의 월세 거주 비율은 23%로 관련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2006년 이래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2010년에 비해 0.8%p 높아진 것이다.
2006년 18.5%, 2008년 17.6%로 20%에 못미쳤던 수도권의 월세 거주 비율은 2010년 22.2%로 뛰어오른 뒤 2년 만에 다시 최고치를 경신했다. 반면 수도권 전세 거주율은 29.3%로 2010년보다 0.1%p 내려갔다. 이는 전세를 월세로 돌리는 집주인이 많아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서울의 월세 거주 비율은 2010년 24.6%에서 지난해 25.7%로 1.1%p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세 거주 비율은 32.8%에서 32.5%로 0.3%p 감소해 대비를 이뤘다.
경기도의 월세 거주 비율은 2010년 20.6%에서 지난해 21.2%로 0.6%p 올랐다. 전세 거주 비율은 27.9%로 2년 전과 동일했다.
인천 역시 월세 거주 비율은 2010년 19.3%에서 지난해 19.8%로 소폭 상승했다. 전세 거주 비율은 22.9%에서 22.8%로 0.1%p 줄었다.
월세 거주 비율의 확대로 인해 월세 부담액도 크게 늘어났다.
부동산114가 12일 국토교통부의 2010년 10월부터 올해 5월까지 서울 아파트 보증부월세 실거래 자료 3만5983건을 분석한 결과 서울의 월세거래 중 100만원을 넘는 거래 비중은 31.7%로 조사됐다. 이어 50만~75만원이 26.5%, 25~50만원이 20% 등으로 집계됐다. 25만원 미만은 9.3% 에 그쳤다.
서울 월세 아파트 3가구 중 1가구가 매달 100만원 이상을 부담하고 있다는 얘기다.
김은진 부동산114 과장은 “오랜 기간 국내 임대차 시장을 주도했던 전세계약이 점점 설 자리를 잃어가고 그 자리를 보증부 월세가 채워가는 추세”라며 “아직 월세계약이 정착하지 못한 만큼 주거비용 지출에 부담을 느낄 수 있지만 시간이 흐름에 따라 월세계약이 연착륙에 성공한다면 주거비용 부담도 안정세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