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로수길’은 홍보 일번지… 기업들 치열한 민심잡기

입력 2013-08-12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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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종로에 사는 직장인 정영진(33)씨는 신사동 가로수길을 자주 찾는다. 정 씨는 “(가로수길에) 맛집과 패션 매장밖에 없는 줄 알았지만, 맥주 시음행사도 열리고 최근에는 스마트폰 신제품도 써볼 수 있어 지루하지 않다”고 말했다.

서울 강남구 신사동 가로수길 일대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기업 홍보 일번지로 자리를 잡았다. 강남역은 모든 연령층이 모이는 곳이라 젊은 층의 집중도가 낮고, 홍대는 가로수길보다 낮은 연령층이 많이 찾는다. 현재 젊은 층 유행의 선도지역은 바로 가로수길이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지난 10일 저녁 가로수길에서는 거미, 소울스타 등이 출연한 콘서트가 열렸다. LG전자가 8일부터 18일까지 열리는 ‘2013 강남구 가로수길 트렌드 페스타’에 자사 전략 스마트폰 ‘LG G2’를 홍보하기 위해 마련한 콘서트다. LG전자는 지난 8일 커피전문점 코코브루니 매장에 LG G2 팝업 스토어를 열고 가로수길 홍보를 시작했다. 이곳에서 소비자들은 LG G2의 다양한 기능을 체험하고 가로수길 맛집, 의류, 미용 등 제휴 매장 30곳에서 사용할 수 있는 할인쿠폰도 제공받았다.

앞서 지난 7일에는 팬택이 지문인식 스마트폰‘베가 LTE-A’를 체험할 수 있는 팝업스토어를 마련했다. LG전자와 팬택이 길 하나를 마주하고 하루 차이로 팝업 스토어를 개장, 소비자 민심잡기 경쟁에 나선 것이다.

▲LG전자는 가로수길에서 'LG G2' 팝업스토어를 열고 콘서트도 개최하는 등 홍보에 전력투구하고 있다. 송영록 기자 syr@
지난 6월 삼성전자도 가로수길 만남의 장소로 유명한 ‘커피스미스’에서 ‘보고 듣고 느끼는 S4 사진전’을 개최했다. 사진작가 강영호, 피아니스트 이루마, 요리사 샘킴, 네이버의 웹툰 작가 김양수 등이 갤럭시S4의 ‘드라마 샷’ ‘사운드 앤 샷’ 등의 기능으로 촬영한 작품을 전시했다.

젊은 층이 찾는 가로수길인 만큼, 여름철 맥주 홍보도 빼놓을 수 없다. 하이트진로는 지난 6월 가로수길에 팝업스토어 기린 이치방 가든’을 열고 한 달여 간 아이스크림 맥주를 판매했다. ‘지금

▲팬택이 지난 7일 가로수길에연 팝업스토어. 신제품 '베가 LTE-A'를 직접 시연해 볼 수 있다. 송영록 기자 syr@
여기가 아니면 맛볼 수 없다’는 한정판 성격이 더해지면서 주중에도 평균 1시간 이상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한 달 동안 모두 3만 잔이 넘게 팔렸다. 앞서 지난 2011년 여름에는 기네스가 가로수길에 국내 최초 맥주 팝업스토어를 열어 큰 호응을 얻은 바 있다.

이니스프리, 맥, SK2, 키엘 등 국내외 화장품 업체들도 지난해부터 잇따라 가로수길에 팝업스토어를 열면서 ‘찾아가는 마케팅’을 벌이고 있다. 블로거와 일반인을 대상으로 뷰티클래스도 진행하며 신제품 입소문 내기에 힘쓰고 있다.

가로수길의 시작점인 도산대로에선 자동차 전쟁이 한창이다. 특히 수입차 거리로 불렸던 도산대로 사거리 한복판에는 현대차도 진입할 예정이다. 현대차는 수입차 공세에 대응하기 위해 닛산의 고급차 브랜드 인피니티 전시장을 인수, 대표 매장으로 재건축을 진행 중이다. 전시장의 규모도 도로를 마주보고 있는 벤츠와 BMW와 비교할 때 모자람이 없다는게 현대차 측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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