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대투증권이 신설한 고객자산운용본부장에 선임된 정윤식 전무의 포부다.
하나대투증권은 지난 1일자로 종합자산관리 업무를 강화하기 위한 조직을 개편했다. 가장 돋보이는 부문은 바로 랩 투자 상품과 신탁 업무를 총괄하는 ‘고객자산운용본부’ 신설이다. 이와 함께 리서치센터 조직은 자산배분 전략 기능을 높이는 방향으로 재편했다.
신설된 고객자산운용본부의 사령탑으로 선임된 정 전무는 “장기적 안정으로 우수한 성과를 시현하는 랩 운용 전략을 구사하는 한편 제대로 된 신상품을 제공해 변화하는 국내 자산시장 패러다임에 적합한 맞춤형 자산관리 전략을 펼치겠다”며 “이를 위해 전문인력 충원과 함께 투자 프로세스를 정립하는 데 만전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고객자산운용본부는 랩 운용과 신탁 자산의 운용 관리를 담당하고 있다.
조직개편과 함께 기존 랩 운용부는 자체 랩, 자문형 랩, 펀드 랩을 관리하는 ‘전략랩운용부’와 채권과 MMW(머니마켓랩)를 관장하는 ‘채권랩운용부’로 재편해 기능과 역할을 명확히 했다. 결과적으로 신탁 재산을 운용 관리하는 신탁부와 함께 총 3개의 파트를 고객자산운용본부가 관장하게 된 것. 이 세 부서에서 관리하는 자금만 개인·법인 자금을 포함해 총 16조원 규모다.
정 전무는 “글로벌 경제 패러다임 변화가 진행되며 저성장·저금리 기조가 굳어질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수익 내기가 만만치 않다”며 “투자자들 또한 기존 주식과 같은 위험자산에 대한 기대 수익률을 낮추고 더 높은 수익을 추구하는 새로운 위험자산에 대한 니즈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변화 국면에 고객자산운용본부는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리서치센터와 상품전략본부와 같이 유기적 협조하에 새로운 금융상품 수요를 창출하고 선점한다는 각오다.
합병 전 대한투자신탁 공채 출신인 그가 6년 만에 친정인 하나대투증권에 컴백하면서 어떠한 자산관리 승부수를 던질지 이투데이가 들어봤다.
◇해외 랩 직접 운용 등 고객 니즈에 대처…리서치와 협업 시너지
올 하반기 가장 역점 두는 고객자산운용본부의 사업 비전은 바로 고객 니즈에 맞춘 ‘해외투자 상품’ 출시다.
전 세계적으로도 저성장, 저물가, 저금리가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국내 경제 역시 성장률이 3%를 밑돌아 위험자산의 기대수익률이 낮아져 있다. 그만큼 투자 대안 찾기가 마땅치 않다는 것이 정윤식 전무의 생각이다.
고객자산운용본부에서도 해외 투자 상품 활용도 제고가 불가피하다는 견해다. 대부분 금융자산이 국내에 집중된 투자자들은 지역적 분산투자를 서둘러야 한다는 조언이다.
정 전무는 “향후 직접 운용하는 여러 가지 해외 랩 상품을 신규 출시할 방침”이라며 “이를 위해 해외 현지에서 장기간 관련 상품에 대한 운용 경험과 탁월한 운용 성과를 보인 운용 인력을 영입했다”고 말했다.
직접 해외 랩을 운용하는 만큼 해외 상품 관련 플랫폼도 현재 활발히 구축 중이다. 해외 랩 등 상품 운용과 관리엔 최근 조직개편을 병행한 리서치센터의 협업도 노린다는 계획이다. 최근 글로벌 리서치 분석 능력을 강화한 리서치가 자산 배분 전략을 수립하면, 고객자산운용본부에서 그에 따른 상품 전략을 병행한다는 속내다.
또 효과적인 전략 수립을 위해 리서치본부 내 시니어 퀀트 애널리스트를 고객자산운용본부로 영입했다.
앞으로 랩 운용을 진두지휘할 그의 각오도 남다르다.
실제 몇 년 전 열풍이 불다가 한풀 꺾인 자문형 주식랩으로 많은 투자자들이 고통받고 있다. 특히 자문형 랩은 2007년 이후 선풍적 인기를 끌었지만 2011년 하반기 이후 시장이 하락 횡보장을 거듭하면서 위축된 모습이다. 정 전무는 “자문형 랩은 설정 초기 압축투자, 빠른 매매로 화끈한 수익률을 선사했지만 오히려 횡보장에선 수익률을 악화시킨 원인이 됐다”며 “또 자문형 랩은 주식형 펀드 대비 운용 전략이 상대적으로 적극적이기 때문에 자산배분, 섹터, 사이즈, 스타일 전략이 매우 중요하며 이를 잘 활용하지 못하면 장기적으로 성공하기 힘들다”고 덧붙였다.
따라서 자문형 랩의 부진을 반면교사 삼아 제대로 된 운용인력 보강과 시스템을 갖춰 주식형 자문 랩의 전성기를 이뤄 보겠다는 계획이다.
◇ 증시 4분기 이후 상승…“지속적으로 성장하는 주식에 투자해라”
베테랑 펀드매니저 출신인 정 전무는 하반기 증시 전망과 관련, 3분기 조정을 거친 후 4분기부터 상승세로 전환한다고 내다봤다.
주요 이슈는 미국 경기 회복 강도와 그에 따른 출구 전략 시행 우려다. 특히 금융위기 이후 최근 바닥 탈피 징후를 보이는 유로존도 신중히 지켜보라고 강조했다.
정 전무는 “최근 1년간 프랑스는 47%, 일본은 38% 각각 급등했다”며 “전반적인 유럽 경기가 회복 신호를 보이고 있고, 이 같은 흐름이 지속한다면 국내 증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말했다.
향후 유망 종목과 관련, 업종을 불문하고 매출과 이익이 과거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성장이 예상되지만 상대적으로 덜 오르거나 조정받는 기업에 주목하라고 조언했다.
정 전무는 “미국의 경기 회복과 중국 소비시장 확대로 수혜가 예상되는 필수소비재, 서비스업종 중 저평가된 업종이 유망하다”고 덧붙였다.
효과적 투자 조언으로 그는 분산투자와 아는 주식에 투자할 것을 조언했다.
정 전무는 “전문가조차 수익을 내기 어려운 장세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에 특정 자산에 ‘몰빵’하지 말고 분산투자해야 한다”며 “특히 본인이 투자하는 자산에 대해 정확히 알고 투자하는 습관이 가장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한편 운용사에서 펀드 운용만을 담당해온 바이사이드 출신인 그가 친정인 하나대투증권으로 컴백한 이유가 궁금했다. 정 전무는 “사실 운용 업무보다 복잡하고 다양해 많은 고민을 했지만, 입사 인터뷰 당시 대표 이하 주요 임원들과 함께 하나대투증권의 종합자산관리 비즈니스에 대한 비전을 듣고 크게 공감했다”며 “하나대투는 과거부터 자산관리의 명가이고, 좋은 상품, 좋은 운용 실적만 있으면 언제든 고객 자산을 늘여 성과를 올릴 수 있는 곳이므로 미력하나마 기여하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