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에너지 시장이 75년 만에 빗장을 풀 전망이다.
엔리케 페나 니에토 멕시코 대통령은 에너지 시장을 개방하는 내용의 개혁안을 제안했다고 1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니에토 대통령은 이날 정부와 민간 에너지기업이 공동으로 걸프만의 시추와 셰일가스 개발 등의 에너지 개발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합작회사를 설립할 수 있도록 헌법 개정을 제안했다.
아직 의회의 동의 절차가 남아있지만 전문가들은 멕시코의 시장 개방 움직임을 반기는 분위기다.
멕시코 정부는 1938년 자국의 석유시장을 국유화한 첫 국가다. 이후 멕시코를 따라 다수의 개발도상국이 에너지시장을 국유화했다. 그러나 멕시코는 쿠웨이트나 북한, 쿠바보다 에너지 관련 법이 지나치게 엄격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니에토 대통령은 이번 개정안을 통해 멕시코 국영석유회사 페멕스(Pemex)가 독점해 온 자국 내 석유·가스 개발에 민간 자본 투자를 받아 멕시코 석유 시장의 경쟁력을 높일 방침이다.
페멕스는 지난 십 년간 원유 생산량이 급격히 줄어들었다. 2003년 340만 배럴이었던 페멕스의 하루 원유 생산량은 2012년 250만 배럴로 줄어들었다. 여기에 최근 셰일 붐들 새로운 에너지원이 개발되고 있는 데다 개발 비용도 상승해 페멕스만으로는 국제시장에서 승산이 없다는 평가가 이어졌다.
이와 관련해 멕시코 정부 관계자들은 이번 개헌안이 수십억 달러 규모의 해외 투자를 이끌어내 멕시코의 에너지 시장 및 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개정안이 이전에 비해 상당 부분 개방에 무게를 두고 있긴 하나 아직 부족하다는 것이 업계 지적이다.
특히 민간기업의 유전 소유를 인정하지 않는 점이나 에너지와 관련한 주식을 풀지 않는다는 점에서 완전 개방이 아니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WSJ는 미국의 에너지회사들이 이미 상당수 유전을 확보하고 있는 가운데 멕시코의 ‘반쪽짜리’개방이 해외 민간 투자를 이끌어 내기에는 콜롬비아나 노르웨이 브라질에 비교해서 덜 ‘매력적’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