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연세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행시(23회) 합격 후 프랑스 팡테옹-소르본느 대학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까지 받은 ‘경제통’이다. 그에겐 ‘화가’라는 이력이 하나 더 있다. 아마추어라고 하기엔 서울과 일본에서 개인전을 세 번이나 가질 정도로 내공이 깊다.
이 부사장은 “살다보면 분노가 생길 때도 있고 어려움에 처할 때도 있다”라며 “그림이나 음악은 자신을 다스리는 수단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초등학교 때 그림 대회에서 대상을 타면서 그리기의 즐거움을 처음 경험했다. 다시 붓을 든 것은 대학교 2학년. 유화를 배우고 싶어 그림 동아리에 가입했다. 특히 프랑스 유학 시절은그의 예술적 기질과 끼를 마음껏 부릴 수 있는 기회였다. 아내에게 프로포즈를 할 때도, 아이가 태어났을 때도 그는 붓을 들었다.
이 부사장은 “아내 생일날 예정일보다 빨리 첫 아이가 태어나 경황 없이 병원으로 함께 달려갔습니다”라며 “그 기쁨을 주체할 수 없어 병실에 있는 크리넥스 휴지에 그린 꽃 그림을 아직 갖고 있습니다”
20년도 지난 그 그림은 지금도 액자에 담겨 집 한 켠에 놓여있다. 그는 곧 유화에서 서예로 화폭을 넓혔다. 2005년과 2006년 서울에서 유화 개인전과 서예 개인전을 열었고, 2010년 도쿄 긴자에서도 개인전을 가졌다.
최근 그는 우리 옛 선비들이 시, 서, 화 등 예술을 통해 지성과 감성의 조화를 추구한 ‘학예일치’ 정신에 관심을 갖고 있다. 그래서 ‘선비의 삶과 문인예술’이란 책을 퇴고 중이다. 이 책은 율곡 이이, 퇴계 이황, 흥선대원군, 강세황 등의 이야기와 거기서 영감을 받아 이 부사장이 직접 그린 그림과 서예가 담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