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골퍼에게도 든든한 ‘수호천사’가 있다

입력 2013-08-14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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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비·배상문 등 부모·약혼자가 캐디·스윙코치 자처… 숨은 조력자 역할도

프로골퍼 뒤에는 유난히 숨은 조력자들이 많다. 한 명의 스타플레이어를 탄생시키기 위해서는 많은 사람들이 땀과 노력을 쏟아부어야 한다.

캐디, 메인 스폰서, 서브 스폰서, 골프용품 스폰서, 골프의류 스폰서, 스윙코치, 트레이너, 심리상담사 등이 바로 그들이다.

올 시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6승, 메이저 3연승의 위업을 달성한 박인비(25ㆍKB금융그룹)의 숨은 조력자는 약혼자이자 스윙코치인 남기협(32)씨다.

남씨는 박인비가 슬럼프에서 허덕였던 2009년부터 2011년 사이 누구보다 든든한 버팀목이 됐다.

박인비의 독특한 스윙과 명품 퍼팅을 만든 실력파 코치지만, 한식을 좋아하는 박인비를 위해 된장찌개 등 직접 끓여 식사를 준비하는 훈남 애인이기도 하다.

올해 미국프로골프(PGA)투어 바이런넬슨 챔피언십에서 첫 우승을 일궈낸 배상문(27ㆍ캘러웨이골프)은 어머니 시옥희(57)씨와의 사연이 화제가 됐다. 운동을 권유했고, 프로 입문 후에는 캐디를 자처하며 투어를 전전, 여성파워를 과시했다.

그러나 배상문이 PGA투어에 진출한 후에는 아들의 경기 때마다 절을 찾아가 불공을 드리는 일이 일과가 됐다.

LPGA 바하마클래식에서 첫 우승한 이일희(25ㆍ볼빅)는 볼빅 문경안(55) 회장과의 인연이 각별하다.

2010년 시즌 중 비용 문제로 더 이상 투어 생활을 이어갈 수 없어 한국으로 복귀하려 했지만 시드 획득에 실패,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신세가 됐다.

그때 볼빅 문경안 회장에게 후원을 요청했고, 문 회장이 흔쾌히 받아줘 투어 생활을 이어갈 수 있었다.

지난해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투어 상금왕 전미정(31ㆍ하이트진로)은 형부인 김종철(39ㆍKPGA프로)씨가 숨은 조력자다.

KLPGA투어 활동 당시 알게 된 스윙코치였던 김씨를 자신의 친언니(전미애)에게 소개하면서 결혼으로 이어졌고, 2008년부터는 함께 일본으로 건너가 전담코치 역할을 했다.

4일 끝난 한국프로골프(KPGA)투어 보성CC 클래식에서 첫 우승한 김태훈(28)은 아버지가 숨은 조력자였다고 말한다.

지독한 드라이버 입스로 마음 고생이 심했을 때 아버지 김형돈(53)씨가 “봄에 피는 꽃이 있고 여름에, 가을에, 겨울에 피는 꽃이 있다. 너는 아직 꽃을 피울 때가 되지 않았다. 더 기다리고 노력해라”라고 위로했다고 한다. 아버지의 말 한 마디가 지금의 김태훈을 만들었다.

올 시즌 KLPGA투어 E1 채리티 오픈과 롯데 칸타타 여자오픈에서 연속 우승한 김보경(27ㆍ요진건설)도 아버지가 숨은 조력자다.

2005년 프로 데뷔 당시부터 줄곧 김보경의 캐디를 자처해온 아버지 김정원(57)씨는 단 한 번도 라운드를 해 본 적이 없지만 거리 계산과 라이를 읽는 능력은 프로골퍼를 능가한다.

그런 생활도 9년째다. 경기가 끝나면 김보경의 운전기사다. 게다가 김보경의 집은 부산이다. 때로는 몸이 말을 듣지 않지만 김보경의 좋은 성적을 위해 강행군을 멈추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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