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럭셔리 산업 변화의 바람] 中 “사치품 엄격 규제”… 큰손 지갑 닫아 럭셔리 ‘된서리’

입력 2013-08-14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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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근검절약 실천 제도화… 프라다 매출 예상치 밑돌고 고급 술 마오타이 주가 28%↓

▲중국 신지도부가 부정부패 척결을 강조하면서 럭셔리업계가 된서리를 맞고 있다. 사진은 홍콩의 한 프라다 매장. 블룸버그
시진핑 국가주석이 이끄는 중국의 신지도부가 부정부패 척결과 근검절약을 강조하면서 럭셔리업계가 된서리를 맞고 있다.

럭셔리 핸드백업체 프라다는 9일(현지시간) 실적 발표에서 지난 7월 마감한 2013회계연도 상반기에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2% 늘어난 17억3000만 유로(약 2조5700억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36%에서 성장세가 3분의 1 줄어든 셈이다. 매출은 전문가 예상치 17억5000만 유로도 밑돌았다.

캔디 황 바클레이스캐피털 애널리스트는 “프라다는 2분기 매출 모멘텀이 약화하면서 올해 매출 증가율이 10%대 중반을 기록할 것이라던 우리의 전망을 다소 밑돌고 있다”고 지적했다.

시 주석은 지난 3월 취임 직후 공직기강 확립과 근검절약 풍토 조성을 위해 이른바 ‘8항 규정’을 제정했다. 각종 행사 때 군중 동원 금지와 회의장 꽃치장 금지, 레드카펫 사용 금지, 공무원 접대·차량유지·해외출장비 등 이른바 ‘3공(三公)경비’ 감축 등이 8항 규정의 핵심이다.

중국 정부는 지난 상반기 ‘8항 규정’을 제대로 지키지 않은 공직자 2200여 명에 징계 처분을 내리기도 했다. 중국 중앙정부는 지난달 각 지방정부에 5년 동안 청사 신축을 아예 금지하기도 했다.

정부가 사치풍토를 엄격하게 규제하면서 프라다 등 외국계 업체뿐 아니라 마오타이와 우량예 등 중국 고급 백주업체도 된서리를 맞고 있다.

구이저우마오타이는 지난 1년간 상하이증시에서 주가가 28% 하락했다.

UBS의 왕펑 애널리스트는 “중국 정부의 고강도 부정부패 척결 운동 등으로 현지 백주업체의 올해 순이익 증가율이 20%에 못 미칠 것”이라며 “이는 지난 2003년 이후 가장 낮은 성장세”라고 내다봤다.

중국판 ‘포브스’인 후룬연구소가 지난달 발표한 ‘2013년 중국 럭셔리 소비자물가지수(CPI)’에 따르면 올해 럭셔리 제품의 물가상승률은 1.52%로 지난해의 3.42%에서 하락하고 7년래 최저 수준을 나타냈다.

후룬연구소는 고급 술과 담배, 자동차와 호화여행 등 77개 럭셔리 제품과 서비스의 가격을 산출해 매년 럭셔리 CPI를 발표한다.

루퍼트 후거워프 후룬연구소 설립자는 “수요에 이끌려 지난 수년간 중국의 럭셔리 제품 가격이 빠르게 올랐다”면서 “그러나 올해는 당국의 부정부패 척결 운동과 경기둔화로 가격이 거의 정체 상태”라고 설명했다.

올 초 춘제(구정) 기간 중국 여행객들은 해외에서 85억 달러를 지출해 지난해보다 18% 늘었으나 국내 지출은 8억3000만 달러로 전년보다 53% 감소했다. 이는 당시 시진핑 주석이 당 총서기에 취임한 이후 연일 부정부패 척결을 강조하면서 공무원이나 부자들이 지갑을 닫아버린 영향이라고 전문가들은 풀이했다.

컨설팅업체 베인앤드컴퍼니는 중국 경기둔화 영향으로 올해 전 세계 럭셔리시장 규모가 2200억~2220억 유로로 지난해보다 4~5% 성장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지난해의 10%, 2011년의 11%와 비교하면 성장률이 반토막 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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