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평양물산, 245억 유증으로 급한 불 끌까

입력 2013-08-14 17:29 수정 2013-08-16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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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규모 유상증자 소식이 전해진 태평양물산 주가에 제동이 걸렸다. 지난 12일 245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한 태평양물산은 이틀만인 14일 전고점(5월8일,5590원) 대비 31.3% 하락한 3840원에 장마감했다.

태평양물산은 지난 12일 운영자금 마련을 위해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 공모 방식으로 신주 790만주를 발행하는 244억9000만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신주 발행가액은 3100원, 신주상장예정일은 11월28일이다. 1주당 0.16주를 배분하는 무상증자를 함께 결정했지만 시장의 실망감을 잠재우지는 못했다.

태평양물산은 다운소재 및 의류제조 OEM 업체로 아웃도어 열풍에 힘입어 지난해 5933억2200만원으로 사상 최대 매출을 경신했다. 하지만 낮은 제조 마진으로 수익성이 저하돼 지난해 15억7300만원, 올해 1분기 95억6000만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자회사의 실적 부진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태평양물산은 현재 16개의 국내외 자회사를 보유하고 있다. 이 가운데 순익을 내는 자회사는 5곳에 불과하다.

특히 지난해 4월 종속회사로 편입된 대우팬퍼시픽은 869%의 부채비율과 5억7000만원의 순손실을 기록하며 수익성 개선이 지연되고 있다. 올해 1분기 기준 태평양물산이 자회사에 서고 있는 지급보증은 총 887억원 규모로 자본총계의 92.5%에 달한다. 낮은 수익성과 자회사의 재무 부담, 환손실 등으로 올해 1분기 부채비율은 438.1%까지 치솟은 상황이다.

태평양물산 측은 “유상증자를 통해 확보된 245억원 가운데 150억원은 프라우덴(거위) 다운 원재료 구매를 통한 성장재원 마련에 사용하고 나머지는 차입금 상환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에 쓰일 것”이라며 “올해 말까지 부채비율을 낮추고 금융비용 등 부담을 최소화 해 수익성을 개선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유석 교보증권 연구원은 “태평양물산의 이번 유상증자 효과는 하반기 실적이 나와봐야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1분기 계절적 비수기 영향 등으로 순손실을 기록했지만 거위털 공급부족과 아웃도어 시장 성장 등 영업환경이 우호적이어서 2분기 이후 실적 턴어라운드도 가능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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