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석유유통시장 개선방안으로 중점 추진 중인 석유전자상거래에서 국내 정유사들의 참여 비중이 크게 늘었다. 참여 한 달이 지난 시점에서 정유사 거래비중이 휘발유는 68%, 경유는 36%까지 확대됐다.
16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석유전자상거래의 지난 한 달간 거래량은 1억8816만7000만리터를 기록, 전월 대비 약 10% 늘었다. 지난해 7월 거래량인 7773만2000리터와 비교하면 2배 이상 늘어난 규모다. 휘발유는 3492만8000리터, 경유는 1억5323만9000리터가 거래됐다.
특히 지난달 1일부터 ‘큰 손’인 국내 정유사들이 석유전자상거래에 본격 참여하면서 거래 비중이 크게 확대됐다. 산업부에 따르면 지난달 정유사들의 석유전자상거래 거래 비중은 휘발유 68%, 경유 36%까지 늘었다. 거래 물량으로 따지면 휘발유 2381만리터, 경유 5533만리터 수준이다. 지난 5월 이전만 해도 정유사들의 거래는 거의 전무하다시피했지만 지난 6월부로 수입 석유에 적용됐던 무관세 혜택 등이 없어지면서 거래량이 대폭 늘었다.
하지만 연간 1000만배럴 이상의 거래 약정이 돼 있는 정유사들의 참여에 비해 지난달 전체 거래량이 눈에 띄게 증가한 것은 아니라는 지적도 있다.
이에 대해 산업부 석유산업과 관계자는 "정유사의 연간 물량에 대한 월별 거래량이 정해져 있지 않은 상황에서 처음부터 정유사들이 많은 물량을 거래하진 않을 것"이라면서 "예전에 비해 정유사 거래량은 늘은 것은 사실이지만, 인센티브 종료로 인한 기존 수입사 거래량이 대폭 줄어 크게 표시가 나지 않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유사 참여로 인해 석유전자상거래상 가격은 어떻게 형성됐을까. 산업부에 따르면 지난달 석유전자상거래상 경유 가격은 오프라인 정유사 공급가보다 리터당 6원 저렴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유의 경우 큰 물량을 거래하는 정유사와 경유를 다루는 많은 수입사들과의 경쟁으로 가격 인하효과를 봤다는 분석이다.
반면 석유전자상거래상 휘발유 가격은 오히려 오프라인 공급가보다 리터당 17월이 비쌌다. 산업부 석유산업과 관계자는 "점유율이 높은 A정유사와 같은 그룹의 계열사이자 판매를 위탁받은 B사간의 거래도 가격 형성에 영향을 미쳤다"면서 "계열사간 높은 거래가격이 전체 가격대를 높이는 역할을 했다"고 분석했다.
정부는 정유사들의 참여로 석유전자상거래가 조만간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아직은 참여 초기이기 때문야 약 3~4개월 후면 본격적인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를 통해 정유사 공급가 등 도매가격부터 낮추는 석유시장 유통개선에 총력을 다한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