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르시 지지파, 안전을 이유로 거리 시위 전격 취소

입력 2013-08-19 0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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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무슬림형제단 해산 검토…국제사회 “폭력사태 중단해야”

무함마드 무르시 전 이집트 대통령을 지지하는 이슬람 세력이 군부의 시위대 무력 진압에 항의하는 거리 시위를 벌이기로 했다가 이를 취소했다.

무슬림형제단을 주축으로 한 ‘군부 반대연합’은 18일(현지시간) 카이로에서 “안전을 이유로 시위를 취소한다”고 밝혔다.

무슬림형제단은 “시위 예정 장소 인근 건물 옥상에 군 저격수가 배치됐다”면서 “시위대의 안전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고 설명했다.

이 단체는 이날 저녁 카이로에서 열기로 한 기자회견 역시 취소하기로 했다.

이날 오후 3시30분부터 카이로 남부 헌법재판소 주변에서는 군부 반대 시위가 예고되면서 군인과 경찰력이 증강 배치됐다. 또 이 지역과 연결된 주요 도로와 교차로에는 탱크와 장갑차 등이 목격됐다.

과도정부는 이날 긴급 회동을 갖고 사태 해결 방안을 논의했다.

과도정부를 이끄는 아들리 만수르 임시대통령은 무슬림형제단을 법적으로 해산하는 안건을 제출했다.

군부 최고 실세인 압델 파타 엘시시 국방장관은 “우리는 나라를 파괴하고 정부, 종교 기관을 불태우는 행위에 침묵하지 않겠다”면서도 “이집트에는 모든 사람을 위한 가능성이 남아 있다”고 전했다.

보건부에 따르면 이집트에서는 시위대가 ‘분노의 날’로 명명한 지난 16일 군경이 무르시 지지파와 충돌하는 과정에서 하루 새 최소 173명이 사망했다. 이에 따라 나흘간 계속된 유혈사태로 발생한 공식 사망자 수는 800명이 넘었다.

AFP통신은 지난 6월26일 이후 이집트에서 최소 1042명이 숨진 것으로 추산했다.

이집트 유혈 사태 지속으로 사상자가 급격히 늘면서 국제사회의 압박도 커지고 있다.

유럽연합(EU)은 이날 이집트 군부와 과도정부에 “유혈 진압을 즉각 중단하지 않으면 EU와 이집트의 관계를 긴급하게 재검토할 것”고 강조했다.

헤르만 반롬푀이 EU 정상회의 상임의장과 조제 마누엘 바호주 EU 집행위원장은 “이집트 유혈사태가 더 확산하면 이집트와 주변 국가에 예측할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귀도 베스터벨레 독일 외무장관도 이집트에서 진행되는 폭력사태가 내전으로 비화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터키를 비롯해 이스라엘과 알제리 등 이집트 밖 곳곳에서는 전일 이집트 군부의 시위대 강경 진압을 규탄하는 시위가 열렸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날 바티칸시 성 베드로 광장에 운집한 신도들에게 “이집트의 평화를 위해 기도하자”고 권하면서 이집트 유혈사태의 평화적 해결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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