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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와 딸이 함께 쓰는 화장품’, 즉 10대에서 50대를 아우르는 마케팅으로 국내외에서 ‘더페이스샵’의 가파른 성장을 이뤄낸 그가 이번에는 일본에서 먼저 테스트한 브랜드를 국내로 역수출해 시장 선점에 나섰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차 부회장 특유의 현실적이고 실용적인 경영 DNA가 드러나는 대목이라며 성공 여부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차 부회장은 지난해 4월 40대 이상 중년여성 전용 화장품 브랜드 ‘더골든샵’을 일본 전역에 입점시켰다. 일본 최대 유통기업 이온(AEON)과 협업해 지난달까지 매장수를 391개까지 늘리는 등 일본 중년 여성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한류스타인 최지우를 모델로 내세우며 현지 소비자 요구를 적극적으로 반영, 까다로운 일본 시장 연착륙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듣고 있다.
더골든샵은 1만~3만원대 30여개 품목의 화장품 브랜드로, 막걸리 및 발효 흑마늘, 누에, 홍삼 등 다양한 자연성분을 담은 제품들이 주를 이룬다.
차 부회장이 중년 전용 저가 브랜드로 일본을 공략한 이유는 따로 있다. 전 세계적으로 급속하게 진행되는 인구고령화 현상에 따라 중년여성 전용 화장품에 대한 수요가 장기적으로 증가할 수 있을 지 일본에서 먼저 테스트한 것이다. 일본은 인구 고령화가 가장 급속하게 진행된 곳으로 성공할 경우 국내는 물론 중국과 동남아 등지로의 확장도 꾀할 수 있다.
더골든샵은 국내에서 브랜드 인지도를 높여 해외로 수출하는 일반적인 방식에서 탈피, 해외에서 브랜드를 먼저 키운 후 국내 시장과 또 다른 해외 시장에 진출하는 방식의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자신의 건강과 외모, 삶의 질 개선을 위해 소비를 아끼지 않는 ‘액티브 시니어’의 출현도 차 부회장이 더골든샵의 국내 진출을 앞 당긴 이유다. 지난해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국내 40대 이상 중년 인구는 전체 인구의 약 50%에 육박했으며, 40대 이상의 인터넷 쇼핑몰 이용률은 30%를 넘어서는 것으로 분석됐다.
LG생활건강은 일본에서의 성과를 바탕으로 중년여성 전용 화장품 마케팅에 드라이브를 걸 예정이다.
차영기 더골든샵 담당자는 “더골든샵은 일본에서 올 6월 기준으로 전년 대비 40% 이상 성장하는 등 경제력을 갖추고 능동적으로 삶을 즐기는 ‘골든에이지’ 소비자를 중심으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며 “이번 국내 출시를 기점으로 아시아에서 급성장하고 있는 중년 화장품 시장을 선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