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골프 시즌이 막판으로 치닫고 있다. 올 시즌 미국프로골프(PGA) 투어는 플레이오프만을 남겨뒀고,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는 5대 메이저대회 중 에비앙 챔피언십만을 남겨놓고 있다.
올해는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38ㆍ미국)의 부활과 박인비(25ㆍKB금융그룹)의 메이저대회 3연승 등 전 세계 골프계를 강타한 사건·사고로 봇물을 이뤘다.
그러나 프로골프 투어 흥행 요인은 스타플레이어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매대회 연출되는 이색 전통과 이벤트가 골프팬들을 더욱 열광케 하고 있다. 실제로 PGA와 LPGA투어에는 이색 전통을 자랑하는 대회가 많다.
가장 오랜 전통을 지닌 디오픈 챔피언십(브리티시 오픈) 우승자에게는 트로피를 대신해 클라레 저그로 불리는 은색 주전자를 제공한다. 1872년 대회부터 시작된 이 전통은 무려 140여년을 이어오고 있다.
야구나 축구처럼 열띤 응원전을 펼칠 수 있는 대회도 있다. 미국 피닉스 인근의 스코츠데일 골프장에서 열리는 웨이스트 매니지먼트 피닉스오픈이 그것이다. 비록 메이저대회는 아니지만 매 라운드 10만명이 넘는 갤러리가 대회장을 찾는 이 대회는 1만5000명까지 수용 가능한 원형 스탠드가 설치된 16번홀(파3)이 압권이다. 술 마시고 노래하는 갤러리 사이에서는 환호성과 야유가 끊이지 않아 세상에서 가장 요란한 홀로도 불린다.
가장 많은 전통을 지닌 대회는 마스터스 토너먼트다. 상업화를 철저하게 배제하고 전통과 명예를 고수하기 때문이다. 우승자에게 그린재킷을 입혀주는 것부터 시작해 대회 직전 파3 콘테스트로 색다른 즐거움을 선사한다. 또 전 대회 우승자가 우승 선배들에게 식사를 제공하는 등 아름다운 전통을 꿋꿋이 이어가고 있다. 마스터스 챔피언이 최고의 명예를 누리는 이유이기도 하다.
대회장을 순회하는 다른 대회와 달리 오거스타 내셔널에서만 치른다는 점도 독특하다. 오거스타의 까다로운 세팅과 유리알처럼 빠른 그린은 스타플레이어라도 공포의 대상이다. 마스터스의 상징이기도 하다.
프랑스에서 열리는 LPGA투어 에비앙 챔피언십에서는 스카이다이버가 낙하산을 타고 내려오는 장면이 눈길을 끈다. 챔피언의 국기를 펄럭이며 코스에 안착하는 이색적인 이벤트로 지난해에는 박인비가 우승해 태극기 퍼포먼스가 연출됐다.
크래프트 나비스코 챔피언십은 연못세레모니로 유명하다. 우승자는 18번홀 옆 연못에 뛰어드는 이벤트로 2008년 챔피언 로레나 오초아(맥시코)는 그의 부모와 지인들 포함 총 26명이 물에 뛰어드는 진풍경을 연출했다. 매년 봄 하와이에서 열리는 LPGA 롯데 챔피언십 우승자는 하와이 원주민들과 함께 훌라댄스를 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