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계 터줏대감’ 진짜 명함은 부동산 재벌?

입력 2013-08-22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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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병오 형지 회장ㆍ정재봉 한섬 前대표, 본업보다 수익 더 많아

‘ 패션계의 터줏대감’ ‘패션계의 경영리더’라는 애칭을 가진 패션업체 회장 2명의 외도(?)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국내 최대 의류업체인 패션그룹형지의 회계장부에는 아주 특별한 계정이 있다.

그룹 오너인 최병오 회장을 위한 것이다. 계정은 임차료이다. 최병오 회장은 개인 자금으로 매입한 강남 건물을 회사 본사로 임대해 수익을 얻고 있다. 매년 회사 회계장부에 잡히는 건물 임대료는 24억원 수준이다. 본업보다 부업을 통한 수입이 많은 셈이다. 또 회사측이 최 회장에게 제공하고 있는 보증금은 190억원 수준이다.

패션그룹형지는 강남으로 이전하기 전에도 최 회장 개인 명의의 사옥을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최 회장은 현재 대한상의 중견기업위원회 위원장과 한국의류산업협회 회장직을 겸임하고 있다.

패션계의 경영리더라는 별명을 가진 정재봉 전 한섬 대표는 최근 ‘황제 대중제 골프장 오너’라는 애칭이 생겼다.

그도 그럴 것이 정 전 대표는 한섬 지분을 현대백화점측에 매각한 이후 경남 남해 골프장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자녀들도 골프카트 대여업체를 설립하는 등 패션과는 완전히 갈라선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정 전 대표와 일가들이 소유한 남해 골프장의 그린피가 38만원 수준으로 골프업계의 화젯거리다. 골프장 건설을 위해 들어간 정 전 대표의 자금은 1500억원 수준으로 추정되고 있다. 패션업계 경영리더가 아닌 골프업계의 경영리더로 명함을 바꾼 셈이다.

골프장은 한섬 자회사인 한섬피앤디를 통해 진행되다가 정 전 대표가 한섬 지분을 판 후 별도의 개인회사인 ‘사우스케이프’라는 부동산 업체를 설립했다.

특히 최근 현대백화점그룹과의 특수관계를 정리하지 못한 가운데 자녀들이 설립한 회사가 현대백화점그룹의 위장계열사라는 의혹을 사고 있다. 이에 앞서 지난 2월 사우스케이프는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행정처분을 받기도 했다.

재계 관계자는 “지난 2000년 중반부터 기업 오너들이 개인 유동성 확보를 위해 부동산을 선택하는 사례가 많았다”며 “현대백화점그룹의 경우 오너 경영체제 강화를 위해 계열분리가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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