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스타와 현역을 마친 스타선수 출신들이 경기장이 아닌 방송사로 향하고 있다. 스포츠 스타가 연예인으로 전업해 톱스타로 부상하는가 하면 선수 출신 스포츠 해설위원들이 대중의 사랑을 받는 스타로 화려한 비상을 하고 있다. 또한 현역 스포츠 스타들은 광고나 특정 프로그램 출연을 통해 연예인을 능가하는 인기를 누리고 있다.
씨름 천하장사 출신인 강호동은 KBS‘우리 동네 예체능’ SBS ‘스타킹’에서 맹활약을 펼치고 있고 국가대표 수구 선수 출신인 소지섭은 SBS ‘주군의 태양’의 주연으로 시청자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MBC ‘아빠 어디가’의 송종국, ‘파이널 어드벤처’의 심권호 KBS ‘우리동네 예체능’의 이만기 등은 예능프로그램 출연과 해설위원 등으로 활약을 한다. 그리고 축구 스타선수와 명감독으로 명성을 날렸던 차범근은 SBS 해설위원으로, ‘양신’으로 불리며 야구 스타로 각광받던 양준혁은 SBS 해설위원으로 연예인 스타 못지 않은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 손연재와 김연아, 박태환, 박지성 등 스포츠스타들은 섭외 1순위의 최고 대우를 받는 CF스타로 자리를 굳혔다.
이처럼 방송계를 누비는 스포츠 스타와 선수 출신들은 크게 네 부류다. 강호동 소지섭 조한선처럼 아예 방송‧연예인으로 전업해 활동하는 경우와 차범근, 허정무, 신문선, 허구연, 마해영, 박재홍, 방상아처럼 스포츠 해설위원으로 활약하는 유형이 있다. 또한 이만기 송종국 양준혁 김동성 심권호 유상철 같이 예능과 해설위원을 겸하는 스타일, 그리고 김연아 손연재 박태환 박지성 같이 현역스타로 CF와 예능 프로그램 특집에만 출연하는 유형으로 구분할 수 있다.
스포츠 스타와 선수출신들이 왜 이처럼 방송사로 향하는 발길이 급증하는 걸까. 우선 스포츠 스타나 선수 출신을 수요하는 방송 채널들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KBSN, MBC스포츠플러스, SBS ESPN 스포츠원 SBS골프, 골프, 스포TV 등 스포츠 전문 채널들이 등장하고 KBS 등 지상파 방송사들도 스포츠 프로그램을 대거 편성해 스포츠 스타들이 활약할 수 있는 터전이 많아졌다.
또한 SBS‘런닝맨’ KBS ‘출발 드림팀’ MBC‘무한도전’ 등 예능 프로그램과 CF계에서 연예인과 또 다른 매력과 대중성을 갖고 있는 스포츠 스타를 적극적으로 출연 섭외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스포츠 스타들이 대중을 상대로 해 즐거움을 선사하는 끼와 능력을 갖추면서 자연스럽게 방송계에 진출하는 경향이 두드러졌다.
고려대 체육교육학과 이천희 교수는 스포츠 스타의 방송사행 열기에 대해 “현대사회에서 방송과 같은 매스미디어가 가지고 있는 영향력이 큰 만큼, 자신의 이름을 더욱 알리고자하는 스포츠 스타들도 방송사를 찾는 것은 당연하다. 스포츠 스타는 과거에 세계무대 등을 포함 선수 생활 중 자신을 자신감 있게 드러냈던 이들이기에 방송에서도 적합한 역량을 보일 수 있다. 스포츠 스타는 현장 경험을 살려, 해설위원으로서 활약할 수 있다. 스포츠는 ‘런 바이 두잉’ 행동을 통해서 배운 지식이므로 이론과 경험 두 가지를 갖춘 스포츠 스타가 시청자에게 더욱 정교하게 정보를 전달 할 수 있다. 박태환, 김연아, 손연재 등 젊은 스포츠 스타들 또한 매스미디어에서 잘 활용돼, 선수와 함께 윈-윈(공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스포츠 스타들의 방송사행이 러시를 이루고 있지만 강호동 소지섭 차범근처럼 성공한 방송인은 손에 꼽힐 정도로 많지 않다. 준비되지 않거나 능력부족으로 혹은 자기관리 실패로 방송계에 진출했지만 좌절의 쓴맛을 보는 경우도 더 많다. 제2의 강호동을 꿈꾸며 방송계에 진출한 박광덕, 해설위원으로 나선 심권호 등 수많은 스포츠 스타들이 준비, 자질, 실력 부족 등으로 대중의 외면을 받았다. 프로야구 선수에서 방송인으로 전업해 성공가도를 달리던 강병규는 자기관리 부실로 징역까지 사는 최악의 상황을 맞기도 했다.
강호동은 “방송계와 스포츠계는 비슷한 점도 많지만 전혀 다른 분야다. 실력만 있으면 성공을 하는 스포츠와 달리 연예계는 실력 뿐만 아니라 운, 마케팅 등 외적 변수가 많다. 방송계에서 살아 남기위해서는 죽기 살기로 노력해야 할 뿐만 아니라 대중의 트렌드 파악 등 꾸준한 공부, 철저한 자기 관리를 잘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배국남 대중문화전문기자 이꽃들 기자 knba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