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 6개월, 청와대 파워인맥도 변했다

입력 2013-08-23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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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검찰 청와대 점령, 정무수석도 외교관 출신…9월 국회 앞두고 야당과의 불통 우려

‘두터워진 인의 장막, 군검찰 출신 전면 부상’

박근혜 정부 출범 6개월, 청와대 권력지형의 변화된 현주소다. 이달 초 전격 단행된 청와대 참모진 2기 인사가 분수령이 됐다. 박근혜 대통령은 취임 162일만인 지난 5일 비서실장에 왕실장’이라 불리는 김기춘 전 법무장관을 임명하면서 강력한 청와대 친정체제를 구축했다. 또 정무수석 박준우 전 EU(유럽연합)·벨기에 대사, 민정수석 홍경식 전 법무연수원장, 미래전략수석 윤창번 전 하나로텔레콤 대표, 고용복지수석 최원영 전 복지부 차관을 새로 기용하면서 청와대 파워 인맥에도 변화가 일었다.

지난 2월 꾸려졌던 청와대 참모진 1기에 비해 법조·군·관료 등 상명하복(上命下服)형 인사가 7명에서 9명으로 늘었다. 그 중에서 검찰과 군 출신은 12명 중 4명으로 그 비중이 커져 강경파 참모가 대거 포진된 모습이다. 새 정부 초기 맹렬한 기세를 자랑했던 성균관대 출신은 5명에서 2명으로 급감한 대신 서울대 출신도 3명에서 6명으로 늘고 고시 출신이 절반을 상회한 점도 눈에 띈다.

이에 따라 이미 책임총리·장관제가 유명무실해진 현재로선 내각에 대한 청와대 장악력은 더욱 높아질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정부 의전 서열상 박 대통령 다음은 정홍원 총리이지만 김 비서실장이 나이나 학연, ‘검연(檢緣·검사 인연)’으로 정 총리를 앞선다.

박 대통령의 선친인 박정희 전 대통령 시절부터 인연을 맺어 온 김 비서실장은 2007년 한나라당 대선 경선 당시 박 대통령을 도운 최측근이다. 이후에도 원로자문그룹인 ‘7인회’ 멤버로서 지난 대선에서 정치적 조언을 해왔다. 향후 상당한 정치적 영향력을 발휘할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문제는 박근혜 정부 출범 초기부터 최대 아킬렌스건으로 지목돼 왔던 인사·대야 관계에서의 ‘소통·정치력 부재’가 더욱 심화될 것이란 점이다.‘유신 체제의 부활’이라는 비난을 받고 있는 김 비서실장과 정무 경험이 전무한 외교관 출신의 박준우 정무수석이 장외투쟁까지 이어가고 있는 민주당과 제대로 협의를 이어갈 수 있을지엔 의문부호가 붙는다. 내년도 예산안과 경기활성화 법안 처리 과제를 9월 정기국회를 앞두고 청와대의 일방통행식 정치에 대해 여기저기서 우려가 터져나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김형준 명지대(정치학) 교수는 “당분간 국정의 주도권은 철저하게 청와대가 쥘 것으로 보인다”며 “지난 6개월의 만기친람식 국정운영의 과오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는 ‘정치력 부재’와 ‘불통’을 해소하려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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