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유통 전문업체 슈페리어 김대환 대표가 22일 오전 개성공단 입주기업인 나인모드 옥성석 대표에게 보낸 문자다. 양사간 거래를 개성공단 사태 이전처럼 그대로 이어가겠다는 신뢰의 뜻이었다.
개성공단 사태 4개월 반, 상당수 입주기업인들이 개성공단 정상화 이후 바이어와의 신뢰회복에 걱정을 하고 있던 상황에 김대환 대표는 변함없는 거래관계를 유지하겠다고 먼저 손을 내밀었다.
슈페리어는 123개 개성공단 입주기업 가운데 5곳과 협력관계를 맺고 있다. 지난 1998년부터 거래가 이어진 나인모드는 슈페리어에게 남성복 셔츠를 연간 15만장 정도 납품하고 있다.
2007년 산업단지공단에서 운영하고 있는 아파트형 공장에 입주했던 옥 대표는 올 3월 1300평 규모의 건물 공사를 짓기 시작했다. 그러나 첫 삽을 뜨자마자 개성공단 사태가 터지면서 옥 대표는 밤잠을 설쳐왔다. 그러던 그에게 김 대표가 보낸 한 통의 문자는 지난 4개월여의 불안감을 잊게 했다.
김대환 대표는 “이런 일(개성공단 사태)이 또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사태가 재발하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을 갖고 거래를 이어가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옥성석 대표는 “개성공단 사태 동안 미안한 마음에 슈페리어 사무실 근처도 가지 못했다”며 “개성공단 재가동 준비를 아직 진행 중인 상황인데도 먼저 이 같은 내용의 문자를 보내줘서 고마울 따름”이라고 말했다.
슈페리어와 나인모드 사례처럼 협력업체와의 거래관계를 회복하기 시작한 입주기업들이 속속 나타나고 있다. 개성공단 사태 이전 수준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협력업체가 하나, 둘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자 입주기업 대표들은 희망을 얻고 있다.
최동남 디엠에프 대표는 “일부 바이어의 경우 다음 시즌부터 물량의 70~80%를 거래하자는 제안을 받았다”며 “개성공단이 중단되기 이전과 비교해 봤을 때 바이어와의 관계가 20~30%가량 재개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임기언 창진 어패럴 법인장은 “다시 바이어들한테서 연락이 오고 있다”며 “일단 10월 초까지 납기일인 것은 베트남 쪽으로 작업을 돌렸고 7곳의 협력업체와 거래를 이어가는 방향으로 얘기를 나눴다”고 말했다.